"한국 오면 무조건 여기죠"…외국인 관광객 '우르르' 몰렸다

입력 2024-10-14 15:19
수정 2024-10-14 15:57

방한 외국인 관광객 대다수가 '서울'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로는 소폭 감소했지만 전체의 70% 넘는 비중을 차지하면서 서울 쏠림 현상이 극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업계에선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103만1665명인데, 이 가운데 80.3%가 서울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이어 방문 순위 2위를 기록한 부산(17.6%)보다 4배 이상 방문객 수가 많다. 경기도가 13.3%로 뒤를 이었고 나머지 지역은 모두 한 자릿수 방문율에 그쳤다.

압도적인 서울 방문 비율은 올해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8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1067만3127명이다. 이 가운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 방문 시 주요 통로로 꼽히는 인천공항, 김포공항, 인천항구를 통한 방문객은 790만9277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방한 외국인의 74.1%에 달한다.

관광객 수는 지난해(655만2117명) 대비 62.9% 늘었지만 서울 관광에만 집중할 뿐, 지방 관광으로 이어지진 않는 셈이다. 업계에선 정부가 목표한 2027년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유치를 위해선 서울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도 방문할 수 있는 지역관광상품 개발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 의원은 "정부가 202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달성하더라도 서울관광에 그칠까 우려된다"며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적 계획과 함께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행산업 전문 독립 연구기관 야놀자 리서치는 한국 고유의 문화 자산을 활용한 숙박 문화 브랜딩과 지역별 스토리 개발, 쇼핑·미식 등 관광객의 반복적 소비 활동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찾은 관광객이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관심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단체 대신 개별 여행 트렌드가 자리 잡아가고 있는 만큼 K 콘텐츠 촬영지 혹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K푸드 등 맞춤형 콘텐츠를 발굴하면 충분히 여행 매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