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내가 선거판 짰다…매일 尹 부부와 스피커폰 통화"

입력 2024-10-14 10:39
수정 2024-10-14 10:40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자신을 선거판을 짜는 사람'이라며 2021년 6월 18일 이후 대선 후보로 확정되기 전 6개월 동안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매일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명 씨는 1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대통령 자택이었던 아크로비스타에 "셀 수 없이 갔다. 아침에 전화가 오든지 그렇지 못할 경우 낮에도 여러 번 통화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명 씨는 대통령 부부와 인연이 시작된 것은 2021년 6월 18일이라고 했다. 자신이 2021년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오세훈 후보와 이준석 후보를 도와 성공시키자 윤 대통령 측에서 자신을 수소문해 찾아 이날 처음 만났다는 것이다.

그는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시기도 자신이 조언한 대로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내외분이 전화 와서 말씀하시길래 '오늘 그냥 입당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니까, 제가 말씀드리고 나서 바로 가셨다"며 "캠프에서 그렇게 결정해서 물어봤는지 제가 말해서 갔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제가 말씀드리고 나서 바로 입당하신 건 사실이다"고 했다.

명 씨는 11월 6일,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되고 난 뒤에는 당에서 본선을 준비했다고 한다. 다만 이후에도 자신의 역할은 계속됐다면서, 자신이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를 다 모식 왔기에 "그분들이 역할을 할 동안 중간중간에 어떤 역할을 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면 뭘 했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도 인수위에 와서 자신에게 사람들 면접을 보라고 했다며 "(대선 후보) 캠프 때 간혹 저한테 물어본다. (사람을)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제가 보고 분석해 준 사람 중 단 한 명도 사고 친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기교육감 임태희, 그 사람 이력서 누가 본 줄 아냐. 저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이번 사태를 촉발한 김 여사의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택도 없다"고 했다. 명 씨는 "2022년에 김 여사가 꼭 개입돼야지만 공천이 되냐. 내가 마음먹었으면 됐을까 안 됐을까"라며 '그러니까 (김 여사는 공천 개입을) 안 했다니까. 그건 내가 나중에 설명 다 드리겠다"고 말했다.

명 씨는 국민의힘 당원 유출 사건에 대해서는 "홍준표 캠프와 관련 있는 사람이 의뢰해서 연결만 시켜줬다"면서 "미래한국연구소는 저하고 아무 상관이 없다. 5년 전에 제가 다 넘겨준 회사"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돕고 있었는데 미래한국연구소가 제 회사라면 상도덕상 그렇게 일을 받아서 하면 되겠나"라고 덧붙였다.

앞서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당원 56만8000여명의 전화번호를 입수해 이들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당시 미래한국연구소는 국민의힘 최종 후보 4명(원희룡, 홍준표, 유승민, 윤석열)의 본선 경쟁력 및 각 후보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대1 가상대결 조사를 실시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