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가 신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 분야를 점찍고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기술 확보를 위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손잡고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KT는 지난달 27일 마이크로소프트와 AI·클라우드·정보기술(IT) 분야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5년간 2조4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한국형 AI 모델·서비스 개발,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AX 전문기업 설립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사의 첫 프로젝트는 한국형 AI다. 내년 상반기 GPT-4o 기반 한국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소규모언어모델(SLM) 파이 3.5를 기반으로 산업별 특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데이터·법·규제·문화·언어를 국내 실정에 맞게 최적화해 국내 기업이 두루 활용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투자 금액 2조4000억원 중 절반은 인프라, 나머지는 한국형 AI 개발 등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지난해 개발한 초거대 AI ‘믿음’은 기업 맞춤형 SLM 공급에 초점을 맞춰 고도한다는 목표다.
KT는 내년 1분기에 AI·클라우드 분야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AI 전환(AX) 전문기업을 자회사로 설립한다. 기업을 대상으로 AX 관련 컨설팅, 아키텍처, 디자인 등을 제공하는 게 주요 역할이다. 이를 통해 AX 사업 초기 국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 국내 규제 및 보안 환경 등을 고려한 공공·금융 부문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도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 개발한다. 기업과 기관이 안정적인 클라우드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KT의 AX 역량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며 그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해외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는 내년 AI·클라우드 분야 기술 연구의 중심 조직인 ‘이노베이션센터’도 구축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글로벌 AI 컴퍼니’를 회사 비전으로 세우고 AI 반도체, AI 인프라, AI 서비스 등 3대 영역을 강화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에이닷엑스’와 같은 자체 LLM을 개발하는 동시에 오픈AI, 앤스로픽 등과 손잡고 통신사 전용 LLM도 준비 중이다. 생성형 AI 검색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퍼플렉시티에 1000만달러(약 135억원)를 투자하고 사업 협력에 나섰다.
LG유플러스도 AI 개인비서 서비스 ‘익시오’를 조만간 정식 공개할 예정이다. LG그룹의 초거대 AI ‘엑사원’을 통신 분야에 특화한 AI ‘익시젠’을 기반으로 개발했다. 익시오는 AI 기반 통화 녹음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운다. AI가 통화 내용을 녹음하고 요약해주는 것은 물론 스팸 전화와 보이스피싱을 필터링하는 기능을 적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분야에서는 AI 에이전트를, B2B 분야에선 AI 컨택센터(AICC)를 중심으로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올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아마존웹서비스, 구글, 메타 등과 협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