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건희 여사 논란으로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게 되자 용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는 평가다.
한 대표는 지난 12일 금정구청장 선거 지원 유세 현장에서 ‘김 여사에게 비선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정부와 여당이 민심에 따라 쇄신하고 변화하고 개혁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명태균·김대남 씨 같은 분들이 설칠 수 있고, 이런 분들에게 약점을 잡힌 정치가 구태 정치”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가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보수세가 강한 금정구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뒤진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르자 김 여사를 겨냥한 발언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친한계 인사들은 ‘한남동 라인’이라며 대통령실 인사 7명을 지목하기도 했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관계자는 “대통령의 공식 라인이 아니라 김 여사와 자주 소통하는 비선 실세들이 호가호위하는 게 문제라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여당 안팎에서는 국정기획과 소통 등을 담당하는 비서관 및 행정관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오르내린다. 재·보궐선거 이후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에서도 해당 이슈가 집중 거론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권 관계자는 “특정 인사를 교체하면 ‘김건희 비선’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셈이 된다”며 “윤 대통령이 더욱 곤혹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정소람/양길성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