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인프라 관련주가 최근 상승세로 방향을 돌렸다. 높아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대한 우려 때문에 올 하반기 들어 하락세를 보였는데 다시 반등 흐름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신규 전력망 투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게 이런 흐름의 배경이다.
변압기 등 전력 핵심 설비를 만드는 효성중공업이 지난 11일 37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기업 주가는 하반기 고점(7월 16일 39만3000원)부터 8월 초까지 20.87% 하락했지만 이후부터 최근까지는 19.94% 올랐다. 최근 한 달간 LS(18.58%), 대한전선(12.52%), LS일렉트릭(12.46%), 제룡전기(12.03%), HD현대일렉트릭(10.79%) 등 다른 전력 인프라 기업도 줄줄이 상승했다.
이들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건 미국에서 신규 전력망 투자 계획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3일 15억달러(약 2조220억원) 규모의 새로운 송·배전망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일자리법(IIJA)에 따른 두 번째 투자로, 미국 6개 주(루이지애나 메인 미시시피 뉴멕시코 오클라호마 텍사스)에 총 1600㎞ 길이의 전력망을 설치하는 내용이다.
추가 투자가 나올 거라는 기대도 크다. 현재 미국 변압기는 70%가 노후화돼 곧 교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영향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 시설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관련 설비 수요가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