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우바이오, 종자 영토 확장…"세계 톱10 될 것"

입력 2024-10-13 17:32
수정 2024-10-14 00:24
“6개 해외 법인을 통해 ‘채소 종자’ 영토를 넓히고 있습니다. 3년 내 스페인 법인을 설립하고 2030년 글로벌 톱10에 진입할 계획입니다.”

양현구 농우바이오 대표는 지난 11일 해외 사업 비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양 대표는 1992년 입사해 32년간 ‘종자 한 우물’을 판 인물로 올 3월 대표 취임 후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안정성 큰 우량품종에 주력”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농우바이오는 한국 대표 채소 종자 기업이다. 농업의 근간인 종자를 육종하고 소비자 요구에 맞는 신품종을 개발한다. 농업인 소득 증대를 위해 재배 안정성과 수량성이 뛰어난 우량 품종에 집중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내병성(병에 잘 걸리지 않거나 병에 강한 성질) 품종, 기능성 품종을 육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양 대표는 “고추, 토마토, 오이, 참외 등 고부가가치 품종의 하반기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고 자신했다. 이어 “해외 채소 종자 매출이 국내 매출을 처음 추월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해외 사업 매출 목표는 3200만달러(약 432억원)인데, 상반기까지 14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년엔 전체 매출을 두 자릿수 이상 늘리는 게 목표다.

농우바이오는 72개국에 진출해 120여 곳과 거래하고 있다. 6개 해외 법인 중 인도 중국 미국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미얀마 순으로 매출 비중이 높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법인은 열대용 품종 육종 및 종자 생산기지로 활용한다. 중국 법인은 동남아시아와 한국 시장을 겨냥해 고추·토마토 육종을 하고 있다. 미국에선 멕시코용 할라피뇨에 집중하고 단고추, 양채류 육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튀르키예에서는 지중해, 유럽, 미주 판매용 토마토, 고추, 오이를 육종할 계획이다. 미얀마에선 직영 생산기지를 운영 중이다. 세계 종자 시장 연 평균 5.4%씩 성장매년 매출의 약 1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것도 이 회사의 강점으로 꼽힌다. 양 대표는 “국내 종자 시장은 농촌 고령화와 인력 수급 문제로 과당 경쟁이 치열하다”며 “R&D에 투자하면서 해외로 눈을 돌린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로 경작지와 농산물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식량 부족 위기가 닥칠 것”이라며 “기후변화를 극복할 수 있는 재배 안정성, 내재해성, 내병성 품종을 개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농우바이오가 항산화 작용, 면역 기능 증진, 해독 작용, 노화 방지 등 건강기능성 품종을 개발하고 있는 이유다. 이 회사는 생육 환경을 제어하는 스마트팜 확산에 맞춰 스마트팜 적합 품종 R&D도 검토 중이다.

향후 계획은 지역별 맞춤 품종을 육성하는 것이다. 양 대표는 “해외 법인을 통한 현지 R&D센터를 운영하고 지역별 맞춤형 품종 육성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종자 회사의 경쟁력은 결국 생산능력”이라며 “현재 세계 13위권인 채소 종자 점유율을 2030년 10위권까지 올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종자 시장은 2022년 670억달러에서 2032년 1196억달러로 연평균 5.4%씩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기준 채소 종자 시장 규모는 75억달러(약 10조원)로 종자 시장의 약 14%를 차지하고 있다.

수원=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