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민의 HR이노베이션] 위기 극복을 위한 리더의 소통

입력 2024-10-13 17:18
수정 2024-10-14 00:09
요즘 기업들은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하고, 국제 정세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어려운 환경에 놓이면 직원들은 몇 가지 부정적인 정서에 쉽게 노출된다. 고용 불안 및 내·외부 가짜뉴스들로 혼란을 느낀다. 비용 절감과 채용 단절에 따른 업무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결국 어떤 노력도 현재 상황을 개선할 수 없을 것 같은 무기력함에 빠진다.

제임스 스톡데일 미국 장군은 베트남 전쟁 당시 8년간 수용소에 갇혀 기약 없는 불확실한 상태로 전쟁을 견뎠다. 그 상황을 어떻게 버텼냐는 질문에 스톡데일 장군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포로수용소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돌아가는 사람은 “이번 부활절에는 풀려날 거야!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내 차례가 오겠지!”라며 막연한 희망을 품는 ‘낙관론자’도, “난 제일 먼저 죽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비관론자’도 아니었다. 쉽게 풀려날 수 없다는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하면서 반드시 돌아간다는 목표를 버리지 않은 ‘합리적 낙관주의자’들이 살아남았다. 두려움과 불안이 없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세 가지 효과적인 리더의 소통 전략을 살펴보자.

첫째,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라. 심리학자 칼 웨익은 1970년도에 한 사건을 예로 들었다. 헝가리 대대 정찰병들이 눈보라 치는 알프스산맥 중턱에서 길을 잃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우연히 한 명이 지도를 발견했다. 대원들은 절망에서 벗어나 지도를 보고 무사히 복귀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것은 알프스산맥이 아니라 피레네산맥의 지도였다. 이처럼 리더가 제시하는 방향이 100% 맞을 수도 있고, 50%만 맞을 수도 있고, 때로는 그 이하도 될 수 있다. 리더 스스로 많이 고민해 생각한 방향이라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불안해하며 아무런 의사 결정도 하지 못하는 리더가 이끄는 조직은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둘째, 자주 소통하라. 리더가 구성원들과 함께 비전과 전략을 자주 소통할수록 동기부여된다고 응답하는 빈도가 높아진다. 개인적으로 연구해 본 결과 리더가 월 1회 이상 소통하는 조직의 구성원은 89%가 목표 달성을 위한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응답을 했다. 반면 리더가 연간 1~2회 소통한다고 한 조직에서는 30% 정도만 긍정적인 응답을 했다.

셋째, 투명하게 소통하라. 우리는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때 무기력함에 빠지기 쉽다. 리더가 알고 있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은 구성원들이 앞으로 직면할 일들의 통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리더가 대외적으로 민감한 정보까지 모두 공유할 수는 없지만, 투명하게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구성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목표 달성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개연성을 높일 수 있다.

어려운 사업 환경을 단번에 뒤집는 마술 같은 리더십은 없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리더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명확하게 방향을 제시하고, 자주 그리고 투명하게 구성원과 소통하는 것이다.

오승민 LG화학 인재육성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