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이 치솟는 집값으로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를 돕고 인재를 붙잡기 위해 사회초년생의 소득세를 10년간 감면하기로 했다. 포르투갈은 많은 젊은이가 조국을 떠나 유럽 고소득 국가, 미국·캐나다 등으로 이주하고 있어 국가 경쟁력이 타격을 받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루이스 몬테네그루 총리가 이끄는 포르투갈 정부는 이날 2025년 예산안을 통해 이 같은 정책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포르투갈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5~35세 청년 36만1000여 명이 해외로 이주했다. 막대한 세금과 낮은 임금, 턱없이 높은 주거비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많은 고학력 청년이 나라를 떠난 것으로 분석된다. 곤살루 마티아스 프란시스코마누엘두스산투스재단 회장은 “포르투갈은 교육에 투자해 왔지만 포르투갈의 젊은 고학력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프랑스, 독일 같은 나라만 이익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안에 따르면 연봉 2만8000유로(약 4140만원) 이하를 버는 청년은 첫해 소득세를 내지 않고 2~4년 차에는 납부해야 할 세금의 75%가 면제된다. 5~7년 차에는 내야 하는 세금의 절반이, 8~10년 차에는 세금의 25%가 감액된다. 정부는 세금 감면으로 젊은이 35만~40만 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했다. FT에 따르면 포르투갈에서 연평균 2만유로를 버는 근로자는 현재 소득세율을 최대 26%까지 적용받는다. 2만1000~2만7000유로를 번다면 최고 32.75% 세율로 세금을 낸다. 소득세 최고세율은 48%에 달한다.
전 정부가 대졸자에게만 세금 혜택을 준 것과 달리 이번엔 35세 이상 모든 청년이 세금 감면의 대상이며, 시민권이 없는 사람이라도 포르투갈로 이주하는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연간 6억5000만유로(약 96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조아킹 미란다 사르멘투 포르투갈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년 세액 감면에 대해 “포르투갈로 청년을 끌어들이기 위한 근본적 도구”라고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