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모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웹툰엔터)가 나스닥 상장 이후 주가가 반토막난 상황에서도 미국 Z세대를 끌어모으면서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매출 증가폭이 쪼그라들고 영업손실이 늘면서 장래 성장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기초체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11일 웹툰엔터에 따르면 영어 서비스 '웹툰' Z세대 사용자 비중은 8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하루 평균 플랫폼 체류시간은 약 27분.
웹툰엔터가 북미 시장조사업체 랩24를 통해 웹툰 플랫폼 사용자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주 4회 이상 방문하는 사용자 비중이 85%로 조사됐다. 사용자 충성도가 높은 서비스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응답자의 97%는 웹툰 콘텐츠가 "재밌고 즐겁다"고 답했다. 이들은 로블록스, 넷플릭스, 틱톡보다도 웹툰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웹툰엔 다른 플랫폼에서 볼 수 없는 콘텐츠가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자가 77%에 달했다.
다크호스·DC·마블 등 현지 만화회사들과도 손을 잡았다. 웹툰엔터는 이들 회사뿐 아니라 유비소프트, 라이엇게임즈, 디스코드 등 글로벌 회사들과 연이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최근엔 북미 고교 선수 대상으로 하는 신생 농구 리그 '오버타임 엘리트'와도 협업해 오리지널 웹툰을 선보일 계획을 공개했다.
현지 광고·마케팅 업계에서도 웹툰 플랫폼 주목도가 높아지는 상황. 웹툰엔터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7~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적 광고·마케팅 분야 행사 '애드버타이징 위크 뉴욕'에 참여해 별도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선 '스토리텔링을 통한 팬덤, 커뮤니티·Z세대 접근법' 패널 세션도 진행했다.
웹툰엔터는 지난 6월 미국 나스닥 상장 당시만 해도 공모가가 21달러로 책정됐다. 하지만 10일(현지시간) 웹툰엔터 주가는 11.44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웹툰엔터의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3억2097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시장 전망치(3억4080만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14.5배 증가한 7909만6000달러를 기록했다.
웹툰엔터는 주요 웹툰 시장인 일본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힘쏟고 있다. 웹툰엔터 전체 매출 가운데 약 70%는 한국과 일본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데이터닷에이아이에 따르면 라인망가는 지난달 일본 비게임 애플리케이션(앱) 기준 iOS·구글플레이 통합 매출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 8월에 이어 계속해서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이번 성과는 대형 인기작들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작 발굴 효과도 컸다. '입학용병', '재혼황후', '약탈신부', '상남자' 등 한국 웹툰을 포함해 '신혈의 구세주' 등 현지 웹툰이 연이어 월 거래액 1억엔을 넘기는 인기작으로 올라섰다.
라인망가와 이북재팬 플랫폼을 운영하는 라인디지털프론티어는 올 2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8%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간유료사용자(MPU) 수도 이 기간 15.5% 늘었다.
웹툰엔터 측이 부진한 실적에도 자신감을 드러낸 이유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라인망가가 일본 만화 앱 매출 1위 자리를 두 달 연속 지키면서 4년 만에 단일 만화 앱 기준으로 정상 탈환을 앞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북미 웹툰 플랫폼 중 압도적 1위 위상도 플랫폼 경쟁력을 더해주고 있고 올 3분기 기준 북미 만화 앱 월간활성사용자(MAU) 기준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해 2위 사업자와 격차는 6배를 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