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막스 "경제 법칙을 폐기시킬까요?"

입력 2024-10-10 17:23
이 기사는 10월 10일 17:2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경제법칙을 폐기시킬까요?"

이 주제에 대해 여러 달 동안 기사를 모아왔지만, 리스크, 부채, 불확실성 같은 인기 주제들이 우선시되면서 메모 작성을 미루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대선이 본격적인 시즌에 들어서면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메모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해리스 부통령, 그리고 다른 선출직 후보자들을 포함한 정치인들이 다시 경제 현실을 무시하는 공약을 제시하는 모습을 여러분도 보셨을 것입니다. 저는 어느 한쪽을 지지하거나 비판하려는 의도가 없습니다. 다만, 후보들의 주장과 달리 ‘공짜 점심’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h3>배경</h3>2016년, 특히나 시끄러웠던 대선 기간에 저는 투자 주제를 벗어나 사회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두 편의 메모, 경제 현실(Economic Reality)과 정치 현실(Political Reality)을 발표했습니다. 첫 번째 메모에서는 경제학이란 사람들이 유한한 자원을 어떻게 선택하고 배분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두 번째 메모에서는 선거 공약이라는 정치 영역에서는 유한성의 개념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다음은 그 메모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저는 ‘점보 새우(jumbo shrimp)’나 ‘상식(common sense)’처럼 모순된 어구들을 늘 흥미롭게 봅니다. 본질적으로 의미가 상충되는 이런 표현들은 언뜻 보기엔 이치에 맞지 않지만 자주 사용됩니다. 그 목록에 ‘정치 현실’이라는 표현도 추가하고 싶습니다. 정치 세계는 그 나름대로 왜곡된 현실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속에서 경제 현실은 종종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정치인들은 선택의 부담 없이 모든 것을 약속할 수 있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 묻지 않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어떤 결정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해도, 정치인들은 이를 마음껏 무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2019년, 저는 두 편의 메모에 대한 후속작으로 정치 현실과 경제 현실의 조우(Political Reality Meets Economic Reality)라는 제목의 메모를 작성했습니다.
이 메모의 요지는, 정치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무엇이든 경제에 대해 약속할 수 있지만, 그 공약이 경제 현실과 충돌할 경우 이를 실현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경제법칙은 부정할 수 없는 확실한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자유경제 체제는 수백만 명의 생산자와 소비자, 고용주와 고용인, 예금자와 투자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내리는 결정들에 따라 작동합니다. 정부가 어떤 법안을 통과시키고 행동을 유도하거나 강제할 수는 있지만, 그 법이 경제적 결과까지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수많은 변동 요소와 2차적인 파급 효과가 있기 때문에, 정부는 경제적 번영과 정책 입안자들이 원하는 특정한 경제적 결과를 모두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사를 보면 통제 경제(command economy)는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또한 과학적 방법에서 요구되는 '대조군'의 예시도 있습니다. 80년 전 한국은 단일 국가였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남한과 북한이라는 두 개의 국가로 분단되었습니다. 이 두 나라는 유사한 국민, 지리, 자원을 가졌으나, 남한은 자본주의 민주주의 체제를, 북한은 사회주의 독재 체제를 선택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신뢰할 만한 경제 데이터는 많지 않지만, CIA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북한의 1인당 GDP는 구매력 기준 약 2000달러로 추산되는 반면, 남한은 약 5만 달러에 달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심각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아무도 이 나라에 들어가려 하지 않아 적어도 국경 문제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는 정치 체제만큼이나 경제 체제, 즉 자본주의의 승리로 볼 수 있습니다.
경제 체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저는 주로 사람들에게 제1차 세계대전 종전 후 미국이 누린 경제적 우위와 높은 생활 수준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습니다. 미국인들이 더 똑똑해서? 더 열심히 일해서? 아니면 더 자격이 있어서? 그 중 어느 것도 아닙니다. 저는 미국이 역사적으로 자유시장과 자본주의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확신합니다.
자유시장이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자본과 자원을 가장 생산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곳으로 효율적으로 배분합니다. 생산자들은 사람들이 원하는 재화를 생산하고, 근로자들은 자신이 가장 생산적인 직업을 선택하도록 유도됩니다. 또한, 근면과 위험을 감수하는 태도가 장려됩니다.
그 결과 사회 전체의 생활 수준은 높아지지만,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혜택을 누리는 것은 아닙니다. 인센티브와 사람들의 능력 차이로 인해 일부는 다른 이들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를 얻습니다. 타고난 재능보다는 행운이나 상속받은 지위 덕분에 혜택을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자유시장 체제는 항상 '공정한'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이와 같은 목적을 위해 설계된 경제 체제는 경제적 생산성을 촉진하는 인센티브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패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8월 15일, 언론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다음 날 경제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녀의 공약 중 하나는 식료품 가격 폭리를 억제하겠다는 것이었고, 이는 많은 유권자들이 인플레이션을 가장 큰 문제로 꼽고 있음을 고려할 때 충분히 예상 가능한 타깃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날,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 이하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약은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단순주의적 경제 해법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근거가 부족하고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h3>가격 폭리란 무엇인가?</h3>가격 폭리란 판매자가 시장 장악력이나 일시적인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이용해 가격을 인상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실제로 2021년과 2022년에 식료품 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식품 소매업체들이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판매자들이 폭리를 취하려는 의도적 결정 외에도 가격 상승의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요? 여기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해 보겠습니다. 팬데믹이 2020 년 3 월에 시작되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에 머물면서 직접 음식을 조리했습니다. 이에 따라 식료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재고가 고갈되었습니다. 생산 시스템에 차질이 발생해 필요에 비해 투입량 공급이 부족해지거나 부적절한 곳으로 공급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많은 논란을 불러온 ‘공급망 차질 문제’를 야기시켰습니다. 너무나 적은 양의 재화는?너무 많은 돈이 재화를 좇는 현상과 더불어?인플레이션의 고전적 원인을 제공합니다. 연방 정부는 막대한 액수의 코로나 19 지원금을 납세자들에게 지급했습니다. 팬데믹으로 재정적 타격을 받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까지 혜택이 돌아갔습니다. 이들이 종국에는 수혜자가 되어 미래에 소비할 수조 달러의 돈을 손에 쥐었습니다. ? 코로나 바이러스의 델타 변이형이 2021 년 중반에 등장하여 사람들이 다시 집에 머물고 타인과의 접촉을 삼가면서, 그렇지 않았을 경우에 비해 재화에 대한 지출을 더 늘리고 서비스 지출은 줄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재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한정된 공급량을 능가하여 가격 상승을 일으켰습니다.슈퍼마켓 업계의 영업이익률은 낮은 수준이며?매출의 약 1% 내지 2%?이는 2021~2022 년에도 조금밖에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격 폭리가 있었다고요? 그리고 만약 가격 폭리가 물가 상승을 설명하는 원인이라면 왜 그 이전이 아닌 2021~2022 년에 발생한 걸까요? 다시 말하지만, 현재의 고물가를 가격 폭리 외에 다른 것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까요? 자본주의의 수호자라고 보기 어려운 <i>뉴욕타임스</i>조차 8월 15일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연구원들은 미국 경제의 급속한 일자리 증가에 따른 임금 인상이 식료품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식품 가격 상승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으며, 그 중 상당수가 거시경제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핵심은, 당시 상황에서 판매자들이 가격을 인상할 여건이 갖춰졌고 실제로 가격을 올렸다는 점입니다.


가격 인상은 잘못된 일인가?
위 질문은 매우 중요한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가격 폭리에 대한 정의에는 언제나 ‘불공정한’, ‘과도한’, ‘지나친’ 같은 주관적인 단어들이 사용됩니다. 이러한 표현은 해석의 여지가 많으며, 그 적정성은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판매자의 합리적인 가격 인상이 소비자에게는 폭리로 느껴질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폭리의 정의를 고민하다 보면, “우리는 부자들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정당한 몫의 세금을 내도록 하려는 것뿐이다”라는 주장이 떠오릅니다. 저는 부자들이 정당한 몫을 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몫’이란 무엇인지, 누가 그 기준을 정하는지 묻고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가격이 공정한지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그 기준은 무엇입니까?
슈퍼마켓에서 빵 같은 생필품 가격을 인상하면 그것이 가격 폭리입니까? 이는 복잡한 문제이며, 그래서 가격을 공정하게 규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그 답입니다. 농민이 비료와 인건비를 더 많이 지불하고서 제빵업체에 밀가루 가격을 더 많이 청구하면, 제빵업체는 빵 가격 인상이라는 형태로 이를 슈퍼마켓에 공정하게 떠넘길 수 있는 것일까요? 제빵업체가 슈퍼마켓에 청구하는 빵 가격을 인상하면, 슈퍼마켓이 해당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잘못일까요? 슈퍼마켓 직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 슈퍼마켓은 판매하는 물건의 가격을 올려서 임금 인상분을 상쇄할 수 있을까요? 인기 TV 프로그램에서 샌드위치를 유행시켜 수요가 증가하면, 공급망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 이를 이용하여 빵 가격을 더 높게 매기는 것이 잘못된 일일까요?자유 시장에서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재화와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공급 감소나 수요 증가에 대응하여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그 자체로 잘못된 일일까요? 몇 가지 사례를 보면 이 질문이 가지고 있는 복잡한 성격이 분명히 드러날 것입니다. 우버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차량 탑승을 원하는 혼잡시간대에 요금을 인상하는 ‘서지 프라이싱 (surge pricing)’제도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불공정한 관행일까요? 정부가 우버 측에 그래서는 안 된다고 하면, 이로 인해 일부 사람들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 요금보다 더 낮은 가격에 차량 이용이 가능해지고 운전자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받을 수 있었던 온전한 요금을 빼앗기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운전자들이 그렇게 해서 받게 되는 요금은 이들이 교통체증에 갇힌 채 보내는 시간을 정당화할 만큼 높지 않을 수 있고, 이는 피크타임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운전자 수가 줄어들어 탑승이 필요한 사람들이 서비스를 받지 못한 채로 남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더 나은 것일까요?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 티켓 1000장이 100달러에 판매되어 3000명의 사람들이 티켓을 사기 위해 줄을 선다면, 이는 무슨 뜻일까요? 간단합니다. 티켓 가격이 너무 저렴한 것입니다! 콘서트 홍보업체가 단 1000명의 사람들만 줄을 설 때까지 가격을 올린다면 이는 불공정한 일일까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신에 가격을 100 달러로 유지하고 선착순 1000명의 사람들이 티켓을 모두 사간다면, 이는 충족되지 못한 수요를 남겨 이 경우 티켓을 산 사람들이 그 티켓을 100 달러 이상의 가격에 되팔 수 있게 됩니다. 수익은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티켓을 입수한 재판매자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티켓 가격을 올리고 그 인상분이 테일러스위프트 에게 가서 팬들이 그녀의 노동에 부여하는 가치가 온전히 반영되게 하는 편이 더 공정하지 않을까요? 2021 년, 사람들이 도시의 아파트를 떠나고 싶어하면서 주택 및 건축자재 공급이 부족해지자 주택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여러분이 2019 년에 40만 달러짜리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가 팬데믹 이후의 상황에서 집값으로 50만 달러를 요구한다면, 여러분의 행동은 부도덕한 것입니까? 정부가 집값을 더 요구한 사람들을 기소해야 할까요? 마지막으로, 2021 년에 경기가 되살아나고 실업 상태의 근로자 1 인당 다수의 취직 자리가 생기면서 더 높은 봉급을 받을 수 있게 되자, 근로자들은 직장 상사에게 “제가앞으로 더 높은 봉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봉급을 올려주지 않으면 저는 퇴사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직원들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시점에 정부가 임금 인상을 제한해야 하는 걸까요? 2023 년 가을, 전미자동차노조 (UAW) 는 인력 수급의 어려움으로 협상력이 강해지자 이를 이용하여 포드사로부터 “첫 해 임금 11% 인상 및 고용계약 기간 4.5 년간 임금 총 25% 인상, 5000달러의 승인 보너스 (ratification bonus), 생계비 조정”을 얻어냈습니다. (위키피디아) 이는 막대한 패키지였습니다. 이것이 폭리에 해당될까요?
이러한 사례들은 모두 한쪽 당사자가 수요/공급 상황을 이용하여 자신이 제공해야 하는 것에 더 많은 금액을 부과하는 경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그들의 행동은 부당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시장의 작동 원리를 보여주는 사례들일 뿐입니다.

대안이라면 각각의 경우마다 누가 승자가 될지를 정부가 결정하게 하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우버 운전자 또는 승객, 콘서트 관객 또는 공연자, 주택 소유자 또는 주택 구매자, 근로자 또는 고용주 중 누구여야 할까요? 운전자, 팝스타, 주택 소유자, 고용주와 같이 이득을 얻고 있는 사람에게는 신경을 덜 쓰고, 승객, 콘서트 관객, 주택 구매자, 근로자 쪽에 동정표를 던지는 자동 반사적 성향을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어느 한쪽 말고 다른 편에 유리하도록 저울에 손가락을 올린다면, 이는 자유시장의 작동을 왜곡시키고 시장이 사회 전반을 위해 효율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이 문제는 뒤에서 좀 더 다뤄보겠습니다.

분명 옳지 않은 판매자의 행태도 있습니다. 업체간 결탁, 가격 담합, 경쟁업체들을 시장에서 몰아내기 위한 약탈적 가격 책정이 이에 해당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들을 금지하는 법은 이미 법전에 있습니다. 누군가가 불공정하거나 과도하거나 지나치다고 간주하는 가격 인상을?부적절한 행위의 결과도 아닌데?금지하고 처벌하기 위해 별도의 법을 만들면 분명 집행에도 어려움이 있을뿐더러 생산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가격 폭리 금지법이 효과가 있을까?

역사가 통제경제의 실패 사례로 점철되어 있듯이, 가격 통제 시도 역시 그 무용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74 년, 석유수출국기구 (OPEC) 의 원유 금수 조치로 수백만의 삶을 힘들게 만든 인플레이션이 일어났을 때, 미국 정부는 이에 맞서 ‘Whip Inflation Now (지금 인플레이션을 잡자)’의 약자인 ‘WIN’ 버튼을 나눠주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이 버튼을 가지고 있지만 이 버튼도, 그리고 동참해야 한다고 인식되었던 자발적 소비자 행동도, 1980 년에 13.5%까지 치솟은 물가상승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버튼은 비웃음거리가 되었고 어떤 회의론자들은 버튼을 거꾸로 달고 다니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위키피디아에 있습니다. “그렇게 거꾸로 달았을 때의 ‘NIM’은 ‘No Immediate Miracles (즉각적인 기적은 없다)’, ‘Nonstop Inflation Merry-go-round (멈추지 않는 인플레이션의 회전목마)’, ‘Need Immediate Money (급전 필요)’ 같은 말의 약어가 되었다.”

베네수엘라는 가격 통제에 관한 보다 최근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 제가 메모 에 쓴 글을 여기 소개해보겠습니다.

일례로, 식품과 필수의약품은 물론이고 심지어 자동차 배터리, 필수의료 서비스, 탈취제, 기저귀, 그리고 물론 화장지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많은 재화에 확대 적용된 가격통제 조치를 들 수 있다. 표면적인 목적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빈곤층도 재화를 구입할 수 있게 해주자는 것이었지만, 경제학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책정되면 판매자는 매장에 상품을 채울 여력이 없어진다. 공식 가격은 낮아졌지만, 이는 신기루에 불과한 것이었다. 상품이 사라져버렸으니. (2016 년 5 월 12 일자 애틀랜틱 먼슬리 (Atlantic Monthly), 강조 표시 추가)
여기에 충격적인 사실이 있습니다. 제품 가격을 설정할 수는 있어도, 사람들이 제품을 생산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이것이 경제의 현실에 가까운 이야기 같습니다.

이는 정부관료들은 펜대만 굴리면 경제발전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을지 모르지만, 그러한 노력을 복잡하게 만드는 2 차적 파급효과에 직면하면 좌절하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생필품 비용을 낮추려는 노력 자체에는 잘못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공급을 위한 추가 생산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방법은 경제체제 내에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하여 수요를 지나치게 진작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가격 인하를 강제하는 것은 가격을 내리는 데 있어 일반적으로 가장 효과가 적은 방법입니다.

이쯤에서 “높은 가격을 잡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높은 가격에 있다”라는 경제학자의 격언을 인용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이 말은 농담이 아닙니다, 절대로. 일반적으로, 가격이 높다는 것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이러한 높은 가격은 생산자가 더 많이 생산하고 소비자는 소비를 줄이도록 유도하여, 양방향에서 가격 하락 효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합니다. 한 가지 예로, 원유 시장에서는 이런 일이 항시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식품 가격 통제 목적으로 설립된 정부 관료조직은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거의 확실하게 부작용을 일으킬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격 통제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이득은 없는 것일까요? 한 가지 떠오르는 것이 있긴 합니다. 바로 신설된 조직에 수천 개의 신규 일자리가 (비생산적이긴 하지만) 생기는 것입니다. 비교적 진보적인 경제학자에 속하는 제이슨 퍼먼 (Jason Furmen) 도 해리스의 가격 폭리 억제 공약을 가리켜 “이는 분별있는 정책이 아니며, 나는 그것이 말만 무성할 뿐 실현되지 않은 채 끝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사례: 임대료 규제

여러 달 전, 이 메모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처음 들게 했던 이슈는 주택 임대료 규제인데, 이는 제가 10 살이었던 1956 년에, 매달 92 달러의 월세를 지불하는 아파트에 살았던 제가 경험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연방정부는 제 2 차 세계대전 중 주택 임대료 규제를 시행했는데, 신축아파트 시공이 드물고 각 가정의 가장들이 정상적인 임금을 벌어오지 못한 채 멀리 전쟁터에 나가 있는 상황에서 집값 때문에 아파트에서 쫓겨나는 가정이 없도록 하려는 취지였습니다. 뉴욕시의 아파트 임대료는 1943 년 수준으로 동결되었습니다. 전시라는 특수상황에서는 아마도 좋은 아이디어였겠지만, 이후에도 이 제도를 폐지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건축된 지 80 년이 넘은 일부 아파트에는 여전히 이 제도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임대료 규제는 아직도 뉴욕시 아파트의 수요 공급을 교란시키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뉴욕시의 임대료 규제는 1971 년 당시 아파트 세입자 또는 그와 동거하던 일가친척이 거주 중인 경우에 한하여 임대료 인상폭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당시 거주자를 보호하기 위해 시행된 법이었지만, 1971 년에 그 아파트에 반드시 거주하지는 않았던 사람들까지 규제가 적용된 임대료를 내고 아파트를 물려받아 사용해왔습니다. 지금까지도 위와 같은 기준을 충족한 채로 남아 있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면서, 이러한 형태의 임대료 규제는 점차 축소되고 있습니다.

‘임대료 안정화’라는 기치 하에 보다 새로운 규제들이 계속 시행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예가 의무적 포용주택 (Mandatory Inclusionary Housing) 이라는 것인데, 저는 이것을 “만약 아파트 건물을 짓고 싶은데 모종의 용도 변경이 필요하다면?거의 모든 건축사업이 그렇지만? 다음과 같은 사항에 동의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아파트 세대 중 일정 비율을 “알맞은 가격”에 제공한다. 알맞은 가격의 아파트 세입자들은 소득 수준이 그 지역 평균보다 현저히 낮아야 한다. 허용 가능한 최대 임대료는 세입자 소득의 일정 비율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임대차 갱신 시 임대료 인상분은 규제 대상이 되며, 보통 연간 몇 퍼센트 범위 내로 정한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알맞은 가격에 신축 아파트 공급을 유도하는 것이 칭송 받을 만한 일이라고 하겠지만, 이러한 구체적인 방식으로 시행될 경우 아파트 건설비용 증가라는 연관 효과가 발생됩니다. 그저 해마다 더 많은 신축 아파트들이 건설되면 아마 모든 사람들이 더 잘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요점은 뉴욕시의 대다수 아파트의 임대료가 여러 가지 형태의 규제 대상으로 남아 있으며 앞으로도 규제에서 완전히 벗어날 가능성이 요원하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신축아파트를 건설할 동기 부여가 부족해지며, 일례로 2002 년부터 2017 년까지 뉴욕시 임대 아파트 물량 증가율은 연 0.3%에 불과했습니다.

규제 대상인 아파트의 개수공사 역시 규제 사항입니다. 개수공사비는 15 년이라는 기간에 걸쳐 매우 적은 액수로 제한되며, 투자액은 개수비용 대비 미미한 비율에 해당하는 월세 인상을 통해서만 회수 가능합니다. 이렇다 보니, 개수공사를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경제성이 없습니다.

많은 집주인들이 임대료 안정화 대상 세대를 공실 상태로 두고 있는데, 이는 운영 및 개보수 비용이 법정 최대 임대료보다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2 년 현재, 뉴욕시의 임대료 안정화 대상 아파트 약 2 만 세대가 공실 상태입니다. (위키피디아)
(a) 아파트 수요가 많지만 (b) 아파트를 세놓을 바에야 공실로 두는 편이 금전적으로 더 이득인 제도에는 뭔가 잘못된 것이 있지 않을까요? 아파트라고 해서 빵이나 화장지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정부관료들이 사람들이 지불해야 할 가격에 제한을 둘 수 있고, 이는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정책일 수 있지만 그야말로 독재적인 국가체제가 아닌 이상, 공급자에게 규제된 가격에 판매용 재화를 생산하도록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올해 뉴욕의 아파트 상황에 관한 기사를 꾸준히 접하다 보니 다음과 같은 아파트 신축 억제 요인들이 주로 거론되는 것을 발견했는데, (a) 세금우대 및 보조금 부족, (b) 교외 지역에 저렴한 아파트 건물을 짓는 데 대한 저항, 그리고 (c) 고금리였습니다. (비록 마지막 요인은 2010 년대 아파트 건설 수준이 저조했던 데 대한 설명이 되지는 못하지만.) 저에게 가장 충격적이었던 점은 임대료 규제의 영향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것입니다.

2 월 9 일자 뉴욕타임스 기사가 특히 저의 흥미를 돋구었습니다. 이 기사는 뉴욕시의 ‘공실이며 입주 가능한’ 임대 아파트 비율이 1968 년 이후 최저치인 1.4%까지 떨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주택 전문가들은 건전한 수준의 공실률을 5~8 퍼센트 내외로 본다”는 내용이 이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아파트 공실이 적을까요? 이는 수요와 공급으로 귀결됩니다. a)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 티켓의 예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단지 그저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즉 수요가 많으니 아파트가 공실 상태로 방치되지 않는 것입니다. b) 또한, 임대료가 지나치게 낮게 유지되다 보니, 아파트를 건설할 의사가 있는 업체들이 매력적인 수익을 얻을 수 없고, 이는 신축 공급이 거의 없다는 의미가 됩니다. (아파트 건설업체들이 투자에 대해 납득할만한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면, 이를 몰수하는 규제 신설을 걱정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여러 가지 일반적인 가격에 관하여 전술한 바와 같이, 아파트 수요가 많고 공급이 제한되어 있으면 그 결과가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집주인들에게 공급을 늘릴 동기가 생겨야 합니다. 그러나 뉴욕시에서는 시장의 힘이 자유롭게 기능하도록 허락되지 않고 있으며, 경제법칙은 규제에 의해 무뎌졌습니다. 2 월 9 일자 기사에는 아래와 같은 글도 실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기사는 뉴욕타임스에서 발췌한 것이며, 다시 말하지만 이 신문은 대체로 친자본주의적인 언론사가 아닙니다.)

그 답은 개발업자들이 일반적으로 아파트 건설로는 다른 형태의 투자에 대한 수익과 견줄만한 수익을 얻지 못한다는 데 있다. . . .
주택 전문가들은 뉴욕시에 건설될 필요가 있는 주택 물량을 수십만 호로 추산한다.
그러나 지금껏 시 정부와 주 정부는 이 위기상황을 해결하기에 충분할 만큼 주택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 . .
[캐시] 호컬 [주지사는] 조사결과에 대해 “이 위기에서 벗어날 길은 건설뿐임을 일깨워주는 가장 최신의 자료”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하지만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건설하도록” 이끌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조치들’이란 항상 정부 지원 보조금 및 인센티브를 강조할 뿐, 자유 시장을 통해 임대료가 정해지도록 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와 같은 조치에 찬성하는 사람은 이로써 주거비 안정 및 다양성이 유지된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순수하게 경제적인 관점에서 이 말의 뜻은 자유시장의 힘에 의해 임대료가 정해진다면 뉴욕시에 거주할 여력이 없었을 사람이라도 운좋게 규제된 임대료를 내는 아파트를 구하게 되면 뉴욕시에서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뉴욕시에 살고 싶고 더 높은 임대료를 낼 능력이 있는 다른 사람들은 거주할 아파트가 없어서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쩌다 보니 규제 대상이 되지 않은 아파트를 소유한 집주인들은 아파트 추가 공급이 억제되지 않은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대료보다 더 높은 집세를 매길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판단은 개인의 철학에 달린 문제입니다. 그러나 분명, 경제법칙과 자유시장의 행동이 뉴욕시에서는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에 속한 누군가가 그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제이슨 퍼먼이 식료품 가격에 대해 언급한 말로 이 논의를 마무리해보겠습니다.

퍼먼이 . . . 말하길 . . . 가격이 수요 강세에 맞춰 상승하지 않으면 신규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여 공급을 늘릴 의향이 그다지 높지 않을 수 있습니다. (8 월 15 일자 뉴욕타임스)
그런데 해리스는 8 월 16 일에 발표한 경제정책의 일부로서, 50 채가 넘는 아파트를 소유한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2 년간 5% 이상 올리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좋은 아이디어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분명 아파트에 대한 투자 확대를 진작시키지는 못할 것입니다.

규제 관련 각종 현안

정부가 경제법칙을 무시하거나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한 사례들이 너무나 많아 이를 열거할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지 않지만, 여기서 몇 가지 사례들과 그 단점에 대한 논의를 해야겠습니다. 해리스 경제 프로그램의 또 다른 요소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들에게 보증금 지원금으로 25,000 달러를 지급하는 계획이 있습니다. 물론, 요즘 젊은이들이 주택소유자가 되는 데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기가 힘들기는 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백만 명의 주택 구입 희망자들에게 각각 25,000 달러, 즉 총 250 억 달러의 현금을 지급하면 거의 분명히 즉각적인 주택 가격 상승을 초래하여 정책이 추구하는 효과가 상당 부분 사라질 것이라는 데 있습니다. 쉽게 생각해서, 프로그램 제정에 대응하여 현재의 주택 매도자들이 주택 가격을 올리지 못하도록 막는 법을 통과시키면 이런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시장에 나올 주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단하게, 해당 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았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것 이상의 가격을 주택 구매자에게 요구하지 못하게 하는 또 다른 법을 제정하면 그만일까요. 그런 법도 집행해보세요.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당시 그가 불공정하다고 여긴 무역관행에 맞서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적용했습니다. 이제, 그는 모든 수입품에 보편 관세 10%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세로 수입을 억제하고 국내 생산을 진작시키며 미국의 만성적 무역적자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관세는 수입품 소비자들이 지불할 몫이 될 공산이 큰데, 왜냐하면 제조업체 및 수출업체 측에서는 관세를 전가할 수만 있다면 이를 본인들이 떠안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해 동안 저비용 수입품 덕분에 국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미국인들이 매력적인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광범위한 신규 관세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가격 인상과 맞먹는 조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관세는?다른 나라들이 부과하는 보복관세와 더불어?각국 국민들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각자 가장 잘 하는 일을 함으로써 글로벌 경제에 이바지하는 세계화의 기능을 저해할 것입니다. 또한, 트럼프의 정책 제안에는 현재 만료를 앞두고 있는 본인의 2017 년 감세조치 연장 및 각종 새로운 감세 조치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법인 및 개인에 대한 감세부터 팁, 사회보장 연금, 초과근무수당에 대한 세금 폐지까지 모든 이들에 대한 혜택이 담겨 있습니다. 펜 와튼 예산 모델 (Penn Wharton Budget Model) 에 따르면, 이 계획이 시행될 경우 2026 년 기준 소득 하위 20%의 평균에 속하는 사람의 경우 320 달러, 상위 1%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는 47,220 달러의 감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초과근무수당에 대한 면세 같은 가장 최근의 제안들까지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조치는 향후 10 년간 국가재정적자 5.8 조 달러 증가, 혹은 경제 전반에 미칠 수 있는 경기부양 효과 (소위 ‘낙수 효과’) 를 감안할 경우 4.1 조 달러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능성 외에, 세금 감소분을 메꿀 방안에 대한 언급조차 없습니다. 캘리포니아는 소위 ‘진보적인’ 경제 관련 아이디어의 실험용 배양 접시 (Petri dish) 같은 곳입니다. 2022 년에 캘리포니아 주 의회는 패스트푸드 업계 임금 책정을 위해 업계 대표자들 및 식당 근로자들로 구성된 협의체를 신설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에 위협을 느낀 업계가 동 법안 폐기를 위한 투표 시행에 자금을 지원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입법자들은 이를 수정하여 60 개가 넘는 식당을 보유한 패스트푸드 체인에 대해 최저 시급 20 달러를 의무화하기로 했습니다. 새 법은 4 월에서야 발효되어 아직 그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릅니다. 그러나 신문을 보면 식당들이 문을 닫고, 직원들이 해고되거나 근무 시간이 단축되고, 고용주들이 인력절감 기술에 투자를 하고, 소비자 측에 상당한 가격 인상을 부담시키는 내용의 기사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소규모 영세 (mom and pop)’ 식당들은 신설된 최저임금제도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많은 점포들이 직원 유지를 위해 의무 급여에 걸맞은 인건비를 지급해야 할 처지에 몰렸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소규모 식당을 보호하겠다는 의회의 취지가 환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경제법칙이란 이렇게 작동하는 것입니다. 비슷한 예로, 캘리포니아는 의료계 종사자들에 대한 최저 시급 25 달러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최근인 5 월 27 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메디케이드 비용 증가 및 주정부 소유 시설 근로자들에 대한 급여 인상으로 인해 주 정부가 매년 40 억 달러를 더 부담하게 될 것”을 정부관료들이 깨달았고, 그래서 해당 근로자들에 대한 법 적용을 연기했습니다. 여기서 충격적인 것은 누군가에게 돈을 지불하려면 다른 누군가에게서 그 돈을 가져와야만 한다는 점이며, 캘리포니아의 납세자들은 특히 현재의 예산 적자 상황을 고려할 때 주 정부가 의료계 종사자들에게 더 많은 돈이 가도록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양당간에 의견이 일치한 사안이 한 가지 있다면, 그것은 “사회보장제도 (Social Security) 는 손대지 마라!”라는 것입니다. 현재와 미래의 퇴직자들은 연금이 다달이 지급되기를 바라며, 제도가 현상태로 유지되기를 원합니다. 양당 지도자들도 이 점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보았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 제도가 작동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사회보장제도는 마치 보험과 유사한 보험료 납부형 제도로서 신탁 기금을 통해 운영됩니다. 근로자들이 세금을 통해 보험료를 납입하고 퇴직자들이 연금을 수령합니다. 그러나 연금을 받는 퇴직자 수가 납부를 담당하는 경제 활동 근로자 수에 비해 더 크게 증가해왔으며,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기금은 가차없는 산술적 과정을 거쳐 지급 불능상태에 빠질 것이 분명합니다. 사회보장제도를 건전한 상태로 복구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수단들이 많이 있지만, 아무도 여기에 손대고 싶어하지 않는 이유는 그런 조치가 누군가를 (즉 일부 유권자들을) 언짢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선택지로는 (a) 사회보장세율 인상 (b) 과세대상 소득 상한선 상향 (c) 연금수령액 축소 (d) 생계비 조정액 제한 (e) 퇴직연령 상향 (f) 퇴직자 연금수령연수 제한 (g) 연금수급희망자 대상 조사 수단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중 어느 것도 받아들일만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고 있습니다. 모두들 그저 약속된 대로 연금을 받고 싶어할 뿐입니다. 사람들이 벌어들이는 것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아는 데는 경제학 학위가 필요치 않습니다. (정치의 현실에서라면 다른 결과를 기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정치인들이나 선출직 공무원들로부터 사회보장 신탁 기금이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필요한 변화를 이루겠다는 말은 한 마디도 들리지 않습니다. 물론, 정부가 사회보장제도를 자체조달 (self-funded) 사업에서 정부지원 (government-funded)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고, 언뜻 보기에 이렇게 전환하더라도 대체로 별반 달라질 것이 없는 듯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신탁 기금을 고갈시키고 국고에서 연금을 지불하게 되면 이미 문제시되고 있는 재정적자, 국가부채, 그리고 연간 채무상환액이 더욱 늘어나 종국에는 적자와 부채가 한층 더 증가하는 데 일조할 것입니다.이는 제가 세계 각지에서 질문을 받는 주제로 연결되는데, 바로 미국 정부의 적자 및 부채입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해 당혹스러운 노릇이라고 답변을 합니다. 오크트리는 국가부채가 아니라 국부펀드를 가지고 있는 몇몇 국가를 대행하여 자금을 관리하는 영예로운 일을 맡고 있습니다. 어떤 나라들은 우발적 소득을 신탁 기금 (lockbox) 에 넣어두는데, 노르웨이 석유 수익이나 호주 통신회사 민영화 수익이 이에 속합니다. 그 밖의 많은 나라들은 단지 그래야만 하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능력의 한도 내에서 살고 있으며?이들은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시키지 않고도 무한한 액수의 돈을 찍어낼 수 있는 특권이 없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들어오는 돈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하면서 습관적으로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이 마지막으로 흑자를 기록한 해는 2000 년, 클린턴 정부 말기였습니다. 오늘날에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 국가부채에 대한 연간 이자액만 해도 국방부 예산을 초과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 정당도 적자 문제를 해결하거나 균형예산을 이루려는 의지가 없습니다. 미 의회는 균형예산은 고사하고, 예산안 처리조차 좀처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운영하는 조직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미국은 잔액 한도나 상환 의무가 없는 신용카드를 갖고 있기라도 한 듯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지금껏 그렇게 해도 별탈 없이 넘어갈 수 있었고, 정부관료들이 쓸 수 있는 한도보다 적게 지출하려는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2020 년에 인기를 얻은 견해였던 현대화폐이론(Modern Monetary Theory)은 “통화를 독점하고 있는 국가에게 있어 적자나 부채는 중요치 않다”는 이론인데, 요즘은 이 이론이 많이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여전히 이 이론이 유효한 듯 행동하고 있습니다.

1930 년대에 존 메이너드 케인스 (John Maynard Keynes) 는 경제성장 속도가 너무 느려서 필요한 일자리를 생산하지 못할 때 정부가 적자 운영을 하거나 차입금으로 이를 메꾸는 한이 있더라도 지출을 늘려 수요를 진작시켜야 한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번영을 구가하고 일자리가 생겨나면 정부는 수입보다 더 적게 지출하여 흑자 운영을 하고 이를 부채 상환에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 좋은데, 다만 마지막 부분, 즉 흑자와 부채 상환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망각해버린 것입니다.

진실은, 재정적자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즐기는 경제성장을 부추기고, 정부가 수입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하면서 관료들이 ‘공짜 선물’을 나누어줄 수 있게 되어, 이로 인해 유권자의 표심을 얻는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영구적으로 행하려면 경제법칙을 무시할 수밖에 없고 언뜻 보기에는 절대 갚을 필요가 없을 것만 같은 부채가 쌓이게 됩니다. 이런 상태가 끝없이 지속될 수 있을까요? 두고 보면 알겠지만, 저는 그럴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통된 맥락은 무엇일까?

전술한 조치 및 정책 제안들은 3 페이지 하단에서 시작된 질문들과 같이 모두 다 어떤 공통된 요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을 낮추고 보다 더 평등한 결과를 얻자는 목표들은 대개 표면적으로는 칭송할 만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경제학에서 세상사가 돌아가는 방식을 생각해보면, 이들은 대개 통제불능이면서 도움이 되지 않는 2 차적 파급 효과를 가져옵니다. 핵심으로 들어가보면, 이는 모두 ‘누가 무엇을 얻는가?’에 대한 질문들입니다. 돈이 난데없이 뚝 떨어질 가능성은 없습니다. 다만 누가 지불하고 누가 얻어가는가에 대한 선택이 있을 뿐입니다. 이는 제로섬 게임입니다. 그러한 목표들은 종종 포퓰리즘에 의한 것이며, 입법자와 규제 담당자들이 승자와 패자를 고릅니다. 이들은 대개 자신들의 행동이 탐욕스러운 거물로부터 짓밟힌 약자를 보호하는 것으로 포장합니다. 대부분의 반자유시장주의적 규제에는 규모에 대한 기준이 있는데, 즉 길모퉁이의 식료품 가게가 아닌 슈퍼마켓, 많은 아파트를 보유한 집주인, 일정 규모의 의료시설, 독립된 영업점이 아닌 요식업 체인점에만 적용이 됩니다. 이런 면에서, 8 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저는 파업 피케팅에 참여한 최초의 대통령이었으며 역사상 가장 친노조적인 대통령으로 인정받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라고 한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용인은 그 자체로 고용주보다 더 많은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까? 고용주가 없다면 사람들은 어디에서 일자리를 구할까요? 어찌됐건, 이들은 정치인들에게 손쉬운 타겟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둘러싸고 등장하는 문구들은 종종 놀라울 정도로 계급적 편견에 사로잡혀 있으며 분열을 조장하는 것들입니다. 제가 지난 달에 한 후보자로부터 받은 전형적인 글의 일부를 살펴보면, “물가상승률이 낮아지고 있음에도[원문 그대로임], 식품 가격은 여전히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는 기업의 탐욕이 소비자들을 . . . 해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징표입니다. 가정에서는 식탁에 먹을 것을 올리거나 약값을 지불하느라 고생하고 있는데 기업경영자들은 역대급 이윤으로 자기 주머니만 불려서는 안 됩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런 류의 맥락에서 ‘이윤’은 더러운 단어이며, ‘탐욕스러운 기업들’은 의심과 규제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끝으로, 선출직 공무원들은 자기 자신만큼은 규제의 영향에서 벗어나도록 면제시키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캘리포니아의 패스트푸드 업계에 대한 최저임금이 정부 시설 내의 식당에는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어느 정부관료가 점심값을 더 내야 하는 직원의 분노를 견디고 싶겠습니까?
경제법칙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이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반면에, 이러한 법칙을 부정하는 시도에는 대개 특정 당사자들이 다른 이들과는 다른 영향을 받게 해주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질 때는 언제나 정부 책임자들이 장래의 승자와 패자를 선택합니다. ‘자유 사회’에서 이는 훌륭한 생각이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정부 보조금과 경제 규제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는 하지 않을 행동을 장려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즉 이러한 행동은 자유시장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행동인 것입니다. 이처럼 강제적인 조치들은 비판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어떤 것들은 관료들의 솔로몬처럼 지혜로운 결정과 공정한 사회에 대한 열망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것들은 아마도 재분배에 찬성하는 철학적 편향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어떤 것들은 단지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려는 것일 뿐이기도 합니다.

많은 직업 정치인들에게 있어서 최우선 과제는 선거에서 이기고 재선에 성공하는 것입니다. 선출직 공무원들이 경제를 조작하는 것은 종종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기 위한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관료들이 책임을 면할 수 있게 해주는 부차적인 이점도 있는데, 그 이유는 정치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일이 전개될 때 이를 힘있는 기업과 탐욕스러운 집주인 같은 ‘나쁜 행위자들’의 탓으로 떠넘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경제 규제가 일시적인 고식적 결과를 가져올 수는 있지만, 부정적인 부작용은 여러 해가 지난 후에야 나타나고, 이때가 되면 규제를 시행했던 관료들은 정치 무대를 떠난 뒤입니다.

자유 시장이냐 통제된 시장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정부는 제품을 만들거나 정부가 쓰는 투입 비용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거나?정부지출을 통해서가 아닌 이상?GDP 에 기여하지 않습니다. 한 손으로는 돈을 징수하고 (혹은 찍어내고) 다른 한 손으로는 자금과 서비스를 분배합니다. 납세자들로부터 세금을 징수하고 미래의 납세자들 명의의 부채를 발생시킵니다. 그리고 복리후생 제도, 봉급, 자본지출, 보조금 명목으로 돈을 풉니다. 정책입안이란 누가 비용을 납입하고 누가 그 혜택을 받아갈 것이냐를 정하는 일입니다.

정부는 이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집단이 아니며, 이는 정부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효율성에 대해서는 면제권을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투입된 것보다 더 많은 가치가 있는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는?다른 말로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는?기업 경영팀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그래야 할 필요가 없고, 따라서 기업에서 이윤이 하는 역할과 같이 정부의 효용성을 정량화할 손쉬운 잣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이윤이나 부가가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수 있는 필수적인 역할들을 수행합니다. 국방, 의료, 경찰 및 소방 서비스, 교육, 인프라, 물리적 위기상황 (홍수, 토네이도, 팬데믹) 과 경제적 위기상황 (불황, 하이퍼인플레이션) 에 대한 대처와 같이 사람들이 스스로 공급해낼 수 없는 것들을 제공합니다. 또한, 안전망이 없으면 곤란을 겪게 될 이들에게 안전망을 제공해줍니다. 이 역할을 정부가 어느 정도까지 수행해야 하는지에 관해 광범위한 의견 차이가 존재하며, 이런 의견차가 미국 정당간 가장 큰 의견 불일치 중 하나의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필수재를 넘어서, 시민들의 소득과 삶의 질 균등화를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요?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전술한 바와 같이 정부가 일부 국민의 것을 가져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안겨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향으로 취하는 조치란?사람들이 스스로 자립하게 하는 것과 달리?자유시장의 기능에 위배되고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야기하는 조치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다윈은 ‘적자생존’이라는 과정을 통해 생물종이 강해지는 방식을 설명했습니다. 이 과정은 효과가 있는 것이어서, 이를 통해 생물종은 더 높은 단계로 진화합니다. 그러나 이는 그 정의상 강자는 번성하고 약자는 소멸하는 냉혹한 과정입니다. 종 전체로서는 좋겠으나, 각 구성원 모두에게 그렇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한 사회의 집단적 경제 복지는 자유 시장의 운영에 의해 극대화됩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이들, 즉 가장 재능이 뛰어나고 근면하며 그럴만한 자격을 갖춘 이들이 다른 이들보다 더 나은 성과를 얻습니다?그렇다면 좋겠으나, 분명 항상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한 (그리고 불우한 운명을 가진) 시스템에서만 어떤 이들이 다른 이들보다 더 나은 성과를 얻게 마련이라는 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그 성과의 격차가 크게 확대되었고, ‘얼마나 더 나은 성과’가 공정하고 받아들일 만한 수준인지에 대한 논쟁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역사로부터 찾을 수 있는 증거에 비추어보면 선택은 분명합니다. (a) 인센티브가 주어지고 결과가 균등하지 않은, 효율성 있는 자유시장경제, 또는 (b) 균일한 결과와 부진한 성과를 낳는 통제경제 사이의 선택입니다. 2 페이지에 저는 다음과 같은 글을 썼습니다.

자유시장이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자본 및 기타 자원을 가장 생산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곳으로 효율적으로 인도합니다. 생산자들은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재화를 만들고, 근로자들은 자신이 산출한 것의 가치라는 측면에서 스스로가 가장 생산적일 수 있는 직업을 택하도록 유도합니다. 그리고 근면한 노동과 위험을 감수하는 태도를 장려합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시장의 자율성을 낮추면?즉 시장이 경제법칙보다는 정부의 지령을 따라야 하게 되면, 자본과 원자재가 가장 큰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흘러가게 될 것입니다. 생산자들은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을 만들지 못하고, 대신 정부가 사람들에게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을 만들 것입니다. 더 높은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근로자들을 그렇게 할 수 없는 업무에 배치시킬 것입니다. 근면한 노동과 위험을 감수하는 태도가 자유시장에서만큼 발휘되지 못할 것인데, 왜냐하면 그렇게 함으로써 얻어지는 보상에 제약이 가해지고, 어떤 경우에는 실제로 일을 하거나 위험을 감수하지도 않았지만 통제권을 가진 이들이 판단하기에 자격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그 보상이 돌아가기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센티브와 자유시장은 고기능 경제의 필수요소이지만, 이런 요소들의 존재는 곧 해당 경제체제의 일부 구성원들이 다른 이들보다 더 나은 성과를 얻게 된다는 뜻이 됩니다. 한 가지를 포기하지 않고 다른 것까지 가질 수는 없는 것입니다.

중국

이 지점에서 여러분들은 “하지만 중국은 어떤가? 중국 경제는 경제법칙에 따라 자유롭게 운영되지 않지만, 잘 돌아가고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중국을 국영기업, 산업정책, 5 개년 계획이 횡행하는 ‘사회주의 국가’로 여깁니다. 그러나 중국의 GDP 는 지난 45 년간 연 9%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으며, 2010 년에는 세계 제 2 의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일까요?

알고 보면 중국의 경제적 성공은 상당 부분이 활기찬 민간 부문 덕택입니다. 저는 거의 20 년 동안 중국을 방문해왔는데, 특히 초기 방문 당시 전체주의적 이데올로기와 민간 기업의 공존을 가능케 하는 논리를 이해하려 애를 썼습니다. 분명 이 둘은 ‘이상한 동반자’입니다. 중국 국제투자무역박람회 참석차 이달 초 중국 샤먼을 방문했을 때 이 수수께끼가 떠올랐습니다. 어떤 설명을 하건 간에, 중국 경제는 역동적인 민간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2022 년 여름,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에드워드 커닝햄 (Edward Cunningham) 교수는 아래와 같은 유명한 공식을 사용하여 이를 설명했습니다.

중국의 민간 부문은 60, 70, 80, 90 이라는 4 개 숫자의 조합으로 쉽게 요약됩니다. 민간기업이 중국 GDP 의 60%, 생산능력의 70%, 도시 고용의 80%, 신규 일자리의 90%를 담당합니다.
그리고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2023 년 3 월 13 일, CNN 은 이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다음과 같은 말을 보도했습니다.

“작년에는 한동안 중국 사회에 그릇된 논의와 논평이 일어나 일부 사기업들을 우려에 빠뜨렸다”고 리창 총리가 월요일에 말했습니다. “새로운 출발점에서부터, 우리는 시장 지향적이면서 법제화되고 국제화된 사업환경을 조성하고, 모든 소유 형태의 기업들을 평등하게 대우하며, 기업의 재산권과 기업가의 권리 및 이익을 보호할 것이다.”
이는 확실히 이데올로기적 순수성에 대한 실용주의의 승리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경제현실을 무시하려 하지 않고 이에 적응한 분명한 사례입니다.

다양한 경제체제의 작동원리를 이해하기 시작한 저의 첫걸음은 1950 년대 후반 제가 중학생 시절에 조지 오웰의 을 읽은 것이었습니다. 조지 오웰은 러시아와 공산주의/사회주의를 에둘러 비판하는 취지로 1945 년에 이 책을 썼습니다. 이 책은 제가 자유시장과 통제경제의 차이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을 대부분 가르쳐주었습니다. 아직 읽지 않으셨거나, 혹은 읽은 지가 너무 오래되어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나지 않으신다면, 이 책을 손에 잡아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동물농장>은 풍자 소설로서, 동물들이 농장 운영을 맡게 된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 소설에서 얻은 주된 교훈은 카를 마르크스의 말을 빌려 농장 헛간 벽에 페인트로 써놓은 모토에 담겨 있는데, 바로 “능력에 따른 노동, 필요에 따른 분배 (From each according to his ability; to each according to his needs.)”라는 말입니다.

이 얼마나 이상주의적인 말입니까! 사회의 모든 이들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생산을 하면서 더 능력 있는 구성원들은 더 많은 생산을 해낸다면 참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필요한 만큼을 가지면서 더 곤궁한 개인들에게는 더 많은 것이 돌아간다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농장의 동물들이 곧 깨닫게 된 바와 같이, 근로자들이 오로지 자기에게 필요한 것만 가지게 된다면, 이들 가운데 더 능력 있는 자들이 더 많은 노력을 들여 더 무능한 이들의 필요까지 충족시킬 수 있는 잉여분을 생산해낼 인센티브는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물론, 실로 어려운 일은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것, 즉 공공서비스와 정부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고 부의 이전이 이루어지는 데 충분한 자금을 세금이라는 형식으로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가져오면서도 이들이 일을 할 인센티브를 약화시키거나 세금을 적게 내는 국가를 찾아 나서지 않게끔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제가 앞서 논의한 이야기는 삶의 경제적 측면에 관한 사실들로, 그 파급효과 중에는 이상적이라고는 볼 수 없는 것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국가들의 경제를 지배하는 것은 이상주의자들의 소망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현실입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인센티브의 힘과 수요-공급의 영향력입니다. 이 법칙들은 존중되어야 하며 이를 무시하거나, 없어져 버리기를 바라거나, 무력화시킨다면 그 여파를 피할 수 없습니다.

자유시장보다 균등한 이익 분배를 선호하는 중앙계획경제체제에서 사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역사를 공부하지 않은 (혹은 역사를 읽지 않은) 사람입니다. 이론적으로 근사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절대 실효성이 없습니다. 결국에 언제나 경제법칙이 승리하게 마련입니다. 국가는 이를 존중하면서 이익을 얻거나, 아니면 경제법칙에 간섭을 하려 들다가 낮은 성과라는 면에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수 있습니다. 정치의 세계에는 무한한 혜택과 모두가 누리는 이익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에서는,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만 합니다.

2024년 9월 19일

출처 : 오크트리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