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탄산음료 제조업체 펩시코의 대표 제품인 마운틴듀가 20년 만에 새롭게 태어난다. 마운틴듀 캔과 페트병에 들어가는 로고에 ‘산’이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할 예정이다. 탄산음료 시장의 성장 둔화와 제로 슈거 열풍으로 마운틴듀의 판매량이 급감하자 디자인을 뜯어고쳐 과거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다.
9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펩시코는 이날 마운틴듀의 새로운 로고와 포장 디자인을 공개했다. 기존의 날카로운 각진 글꼴과 축약된 제목(Mtn Dew)을 버리고 정체성을 연상시키는 이미지와 함께 캔과 페트병에 제품 이름(Mountain Dew)을 딴 제목을 다시 넣었다.
마운틴듀는 2009년 이후 ‘Mountai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대신 ‘MTN’를 썼다. 그러나 이제 펩시코는 모험을 상징하는 ‘마운틴’을 넣고 봉우리 그림도 함께 그려 시각적인 정체성을 강조한다. 미국 소비자들은 내년 5월부터 새로운 디자인을 만날 예정이다.
이 대대적 변화는 펩시코 음료에 대한 북미 지역의 수요 둔화를 배경으로 이뤄졌다. 마운틴듀의 판매량은 올해 상반기 7% 급감했으며 펩시코는 전날 3분기 실적을 공개했는데 매출이 시장 예상이 미치지 못했다. 미국 음료 시장 전문 분석업체 베버리지 다이제스트(Beverage Digest)에 따르면 펩시코는 이러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두앤 스탠포드 베버리지 다이제스트 편집장은 “거의 20년간 유지한 브랜드 마케팅을 과감히 떨쳐버릴 준비가 된 것이며 그간 핵심 전략은 에너지 음료 매니아층을 대상으로 마운틴듀를 에너지 음료처럼 홍보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탄산음료 시장이 제로 슈거 음료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펩시코는 마운틴듀가 펩시코 내 가장 큰 브랜드 중 하나이기 때문에 판매를 개선할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새단장한 마운틴듀의 로고는 현재는 단종된 제품 ‘시에라 미스트’의 새로운 모습도 포함, 펩시코의 탄산음료 포트폴리오 대규모 리브랜딩의 일환으로 2009년 삭제된 ‘마운틴’의 컴백을 골자로 한다.
마우로 포르치니 브랜드 리뉴얼을 주도한 펩시코의 수석 부사장 겸 최고디자인책임자(CDO)는 “산이라는 단어의 철자는 산과 아웃도어라는 브랜드의 기원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테네시 스모키 산맥에서 믹서로 탄생한 1948년 창립일을 기념하는 의미도 로고에 담았다. 마운틴듀의 충성고객이라면 새 로고가 1990년대 사용된 로고와 약간 닮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포르치니 CDO는 “단어의 입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현대화 했으며 각도를 부드럽게 해 보다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나뭇잎으로 i를 강조하고 감귤류에서 영감을 받은 노란색 색상의 산악 배경을 넣어 음료의 과일 맛과 연결되도록 했다고 포르치니 CDO는 덧붙였다.
그는 “이전 디자인에서는 상큼한 느낌을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며 캔에서 폭발하는 날카로운 각도의 에너지가 더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운틴듀는 설탕과 카페인 함량 때문에 오랫동안 에너지 음료로 판매됐지만 새로운 모습은 야외에서 나오는 다른 종류의 에너지를 연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펩시코는 브랜드 슬로건인 ‘두 더 듀(Do the Dew)’를 강조하며 Z세대가 스크린에서 눈을 떼고 야외 활동을 즐기도록 독려하는 새로운 캐릭터인 ‘마운틴 듀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