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펀블과 루센트블록(소유)이 최근 정부로부터 ‘부동산 자산 선매입 후공모’ 방식 사업을 허용받아 안정적으로 조각투자 상품을 내놓을 기반을 마련했다. 앞으로 부동산 경기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다양한 조각투자 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펀블과 루센트블록은 금융위원회 허가로 부동산을 직접 매입한 뒤 신탁회사와 계약을 체결해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사업할 수 있게 됐다. 이들 회사는 그동안 부동산디지털수익증권(DABS)을 통해 조각투자 상품을 제공해 왔다. 투자 대상 부동산을 찾아 소유주에게 부동산 처분(매각) 동의를 받고, 신탁회사는 이 부동산을 기초로 신탁수익증권을 발행한 뒤 DABS로 일반에 공모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공모 결과에 따라 부동산 매각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적기에 자산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이유로 펀블과 루센트블록은 직접 신탁 대상 부동산을 선매입한 뒤 신탁회사와 계약을 맺어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사업도 허용해줄 것을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금융위 허가로 선매입 후공모가 가능해지면서 부동산 조각투자 상품을 적기에 선보일 수 있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금융위는 새로운 사업 구조를 추가할 필요성을 인정해 두 회사의 사업 변경 신청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조각투자 업체가 투자 대상을 선매입하면 가격 협상력이 높아져 투자자에게 유리한 투자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조찬식 펀블 대표는 “그동안 좋은 매물을 찾아도 공모 결과를 기다리며 놓치는 사례가 있었다”며 “앞으로 급매로 나온 부동산에 대한 접근도 손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루센트블록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맞춰 상품을 유동화하면 다양한 특화 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는 지난 4월 금융위로부터 선매입 후공모 사업을 허가받았다. 이달 공모에 나서는 카사의 서울 ‘상암235’ 빌딩은 선매입으로 진행되는 첫 번째 부동산 조각투자 상품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