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국 남편들 요즘 해외 출장서 佛·日 화장품 안 산다"

입력 2024-10-09 10:50
수정 2024-10-09 11:03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이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에서 'K-뷰티'를 언급하며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우리나라 화장품의 우수성을 칭찬했다.

윤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샨무가라트남 대통령이 주최한 국민 만찬에서 "수교 5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에 한-싱가포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측의 공식 환영식, 윤 대통령과 샨무가라트남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은 모두 싱가포르 의회에서 열렸다. 애초에 행사장으로 대통령궁이 검토됐지만, 수리 중이어서 의회를 선택한 것이다. 싱가포르는 현재 의회 회기 중임에도 윤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하루 일정을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싱가포르 의회가 회기 중이어서 굉장히 바쁜데 오늘 일정을 비워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싱가포르 정부, 의회가 한국과 외교를 위해 여야가 국가적으로 협력해서 도와주는 모습을 봤다"며 "만약 우리 국회였더라면 어떻게 했을까 싶기도 했다"고 밝혔다.

여야 대립 속에 국제행사를 주최하던 정부관료들이 국회로 불려들어가는 모습 등을 꼬집은 것으로 관측된다.

타르만 대통령은 면담 때 'K뷰티', '코리안 코스메틱'을 언급했다. K팝으로 대표돼온 '한류' 열풍에서 한국 화장품 산업도 빼놓을 수 없다는 의미였다.



윤 대통령은 "매우 동감한다"며 "화장품은 아마도 우리가 세계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예전에 한국의 남편들은 해외 출장에서 돌아올 때 프랑스나 일본 화장품을 사 왔지만, 최근에는 그렇게 하는 이가 없다. 왜냐면 이미 한국 화장품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싱가폴 측에서 배석한 장관들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웃으며 동의했다고 전해진다.

이날 윤 대통령 부부의 이름을 딴 난초 명명식도 있었다. 난초 명명식은 싱가포르에선 '난초 외교'로 불릴 정도로 해외 정상들 중에서도 극히 일부에게만 주어지는 일종의 최대 예우라 할 수 있다.

윤 대통령 부부의 난초는 난초목(目) 난초과(科) 덴드로비움속(屬) 아래의 '윤석열 김건희 종(種)'으로 이름 붙여졌다.



난초 명명을 받은 정상으로는 마가렛 대처 영국 총리,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이다.

이들의 난초와 '윤석열 김건희' 난초는 싱가포르 국립 식물원에서 길러진다.

난초 명명식에 앞서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싱가포르 의회에서 웡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첨단산업 분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위기 발생 시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