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선박 전동화의 핵심 부품인 ‘선박용 대용량 저압 드라이브(VFD)’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부품을 내재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HD현대는 지난 7일 울산 HD현대일렉트릭 회전기 공장에서 ‘3메가볼트암페어(MVA)급 VFD’ 시연회를 개최했다고 8일 발표했다. 이 장비는 HD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해 HD현대일렉트릭과 이 회사 계열사인 HD현대플라스포 등 3사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VFD는 모터의 회전 속도를 조절해 전력 생산 효율을 높이는 장비다. 친환경 선박을 제조할 때 핵심 설비인 ‘축 발전 시스템’의 중추로 여겨진다. 전력을 일정하게 공급하는 역할을 맡아서다. 축에 달린 모터의 회전 속도를 유지해야 전력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모터가 선박 추진 엔진과 연동된 탓에 운항 속도가 달라지면 공급량이 요동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VFD를 적용한다. 주파수를 조정해 일정한 전력을 지속해서 공급하는 식이다.
HD현대가 축 발전 시스템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을 국산화했다는 평가다. 이전까지 HD현대 계열사는 VFD를 제외한 모든 부품을 직접 제조해왔다. VFD만 해외 부품업체로부터 수입했다. 부품을 해외에서 전량 수입한 탓에 비용 부담이 크고, 유지보수 기간도 길어졌다.
HD현대는 이번에 VFD 제조 기술을 자체 개발하며 성능을 개선했다. 전력 최적화 시스템인 ‘그리드 포밍’ 기술을 적용했다. 위치 감지 센서와 속도 감지 센서 없이도 모터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석 HD현대일렉트릭 대표는 “이번 성과는 탈탄소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독자적인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