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 '경성크리처' 출연에 "앞으로 일본 못 간다고 생각"

입력 2024-10-08 10:18
수정 2024-10-08 10:36
"이제는 일본에 못 간다고 생각했어요."

배우 박서준이 일본 군국주의 시대의 생체실험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경성크리처'에 참여하면서 가진 마음가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7일 성시경의 유튜브 채널에는 '처음 만난 서준이한테 반해버렸습니다' 영상이 게재됐다. '경성크리처' 시리즈를 보고 박서준의 팬이 됐다고 밝힌 성시경은 "나는 1보다 2가 재밌다. 일단 연기 보는 재미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 너무 잘하더라. 내가 일본어를 공부해서 발음이 거슬리는 거 말고는 얼마나 노력해서 외운 걸까. 그게 상관없을 정도로 어떻게 저걸 다 하지 하며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박서준은 "일본어가 어렵다. 다들 열심히 했다"고 말하자 성시경은 "클리셰 같은 신들도 마음 아프고 예쁘게, 한소희 연기 미쳤고. 둘이 너무 좋아 보인다"고 거들었다.

박서준은 "소희 보면 MZ, MZ 하는데 좋은 의미로 신선하다. 정돈되지 않은 거친 느낌이 있는데 그게 좋다. 저는 항상 어떤 배우와 호흡을 맞출 때도, 리액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항상 먼저 물어본다. 거기에 맞게 잘해봐야지 한다"고 설명했다.

시즌 1이 처음 공개된 후 해외 반응에 관해 묻자 박서준은 "괜찮았다. 아무래도 일본에서 원래는 넷플릭스 재팬에서 안 가져가려고 했다더라. 나중에 들어보니 배우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져간 거다. 일본에서 배우들이 인기가 많으니까"라고 비화를 전했다.

이어 "(드라마를 본) 일본 젊은 친구들이 깜짝 놀라더라. '우리나라가 이런 일을 했었어?'하고. 몰랐다고 한다. 그것 때문에 일본 젊은 층이 역사를 찾아보고 이런 게 많다더라"라고 언급했다.


성시경은 "너무 신기한 게 교과서 문제 같은 걸 우린 기사로만 보지 않나. 어린 일본인 친구 만나 잘 이야기하다가 '왜 한국은 일본을 그렇게 미워하냐'더라. '몇십년간 식민지를' 하면서 얘기하면 '앞을 향해 나아가야지' 이런다. 아예 모르니까 대화가 될 수 없더라"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박서준은 "(촬영을)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까지 생각했냐면 일본에 못 간다고 생각하자고 했다. 걱정을 좀 했는데 그건 진짜 소수더라. 우리나라에서도 싫어하는 사람은 맹목적으로 싫어하는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성시경은 ""내가 아는 (일본)사람은 한국 좋아한다"고 했고, 박서준은 "맞다. 특히나 요즘 더 그렇다. 연말에 일본 방송도 찍고 그럴 것 같다"고 거들었다.

'경성크리처'는 시즌1이 공개됐을때 여러모로 화제가 됐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시대극이자 731부대를 모티브로 했기 때문.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옹성 병원에서 마루타 생체 실험을 통해 크리처로 변모하는 조선인들의 모습은 민족의 비극과 맞닿아 가슴을 아프게 한다.

‘경성크리처’ 시즌2는 ‘태상’과 모든 것이 닮은 ‘호재’와 경성의 봄을 살아낸 ‘채옥’이 만나 끝나지 않은 경성의 인연과 운명, 악연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1945년 경성을 배경으로 괴물 같은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비극과 이에 맞서는 두 청춘의 로맨스를 그렸던 시즌1에서 더욱 확장된 세계관을 그려내며 호응을 얻고 있다.

연출을 맡은 정동윤 감독은 "경성 시대에 나타난 크리처가 이 이야기의 시작이었다"며 "크리처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얘길 하고 싶었고, 여전히 남아있는 잔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던지는 게 매력 포인트였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용서와 망각은 다르다"며 "이걸 전 세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