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 대신 버섯 모으는 중국 MZ

입력 2024-10-07 17:14
수정 2024-10-07 17:35

중국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버섯 수집 열풍이 불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SNS를 통해 버섯 수집 트렌드가 번지고 있으며, 젊은 세대가 버섯을 모으기 위해 전국 곳곳을 찾아다닌다고 보도했다.

수집한 버섯을 촬영해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소셜미디어(SNS) 샤오훙수에 게시하는 방식이다. 샤오훙수에는 수확한 버섯을 자랑스럽게 들고 있는 사람들의 게시물이 넘쳐난다.

능이와 송이버섯, 맛젖버섯, 계종버섯 등은 이들이 찾아다니는 버섯 중 일부에 불과하다. 희귀한 버섯을 수집하기 위한 젊은 수집가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희귀한 종을 찾기 위해 중국 남서부 윈난성이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누리꾼에 따르면 윈난성은 쓰촨성 및 저장성과 함께 버섯이 자라기에 최적의 기후를 가진 지역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식물의 왕국’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윈난성에는 900종의 버섯이 자생하고 있으며, 그중 식용 버섯이 36%를 차지한다. 또 중국 전체 버섯 생산량의 90%가 이곳에서 나온다. 샤오훙수의 한 이용자는 "윈난성의 우기인 6월에서 9월 사이에 버섯이 대량으로 자란다"고 밝혔다.

수집한 일반 버섯들은 450g 기준 최대 17달러(약 2만 3,000원)에 판매된다. 그중 고도에서만 자라 채집이 힘든 주먹사마귀버섯(ganba fungus)은 경우 450g당 평균 30달러(약 4만 원)에 거래된다. 가장 비싼 버섯은 송이버섯으로, 450g당 최대 70달러(9만 4,000원)에 달한다.

버섯 채집 열풍이 확산하면서 현지 여행사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버섯 채집 투어나 버섯 테마 여행 패키지, 버섯 중심의 음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5~6시간짜리 하이킹 및 채집 패키지는 인당 298위안(약 5만 7,000원)로, 버섯을 테마로 한 식사가 포함된다.

SCMP는 버섯 채집 투어가 중국 여행 트렌드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사람들이 갈수록 개인화된 패키지나 모험을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홍콩에 윈난 버섯을 수입사 룬키후의 넬슨 웡 전무는 "요즘 젊은이들은 과거보다 교육 수준이 높다”며 “새로운 것을 탐험하고, 특별한 여행 경험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의 여행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오늘날 중국 젊은 세대는 남들과의 차별화를 원한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버섯 채집 시 안전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현지 정부는 현지 균학자나 가이드가 식용 가능하다고 분류한 것만 섭취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또한 버섯 중독은 흔하지 않지,만 식물이 다양한 윈난성에서는 드문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샤오훙수에는 "이 버섯 먹어도 되는 건가요?"나 "이 버섯은 독이 있나요?"와 같은 게시글이 자주 올라온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