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쌀 또 남아도나…생산 1% 줄 때 소비 5%↓

입력 2024-10-07 16:10
수정 2024-10-07 16:15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올해 1인당 쌀 소비량을 53.3㎏으로 추산하고 전체 쌀 수요량을 추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작년보다 5% 넘게 줄어든 규모다. 이날 통계청은 올해 쌀 생산량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소비량이 더 큰 폭으로 줄면서 쌀 공급과잉 문제는 더 심화할 전망이다.

송 장관은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식품부 국정감사에서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추진하는 초과 생산량을 의무 매입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무마하기 위해 쌀 초과 생산량 비율을 축소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쌀 소비 통계를 조작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반박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56.4㎏이다. 농식품부의 추산대로면 올해 1인당 쌀 소비량이 전년 대비 5.5% 감소하는 셈이다. 올해 1인당 쌀 소비량에 관한 공식 통계는 내년 1월 통계청이 발표한다.

통계청은 이날 발표한 '2024년 쌀 예상 생산량 조사 결과'에서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은 365만7000톤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370만2000톤) 대비 4만5000톤(1.2%) 줄어든 규모다.

정부 내부에선 올해 쌀 생산량이 작년 수준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올여름 날씨가 일조량이 많고 기온이 높게 유지돼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8월 일조시간은 634.5시간으로 전년(554.2시간) 대비 14.5% 늘었고, 평균기온은 1년 전 24.9도에서 올해 25.9도로 1도 높아졌다.

실제 단위 면적(10에이커)당 생산량은 524㎏으로 작년(523㎏)보다 늘었다. 농식품부는 쌀 재배면적이 줄면서 전체 쌀 생산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쌀 재배면적은 69만8000㏊로 1년 전(70만8000㏊)보다 1.5% 감소했다.

단 벼 재배면적 감소 폭은 농식품부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당초 농식품부는 올해 쌀 재배 면적이 작년보다 2만ha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1만㏊(70만8000㏊→69만8000㏊)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쌀 생산량과 소비량 예상치를 바탕으로 쌀 초과 생산량을 전망해 구체적인 쌀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한다. 지난 10일 당정은 밥쌀 재배면적 2만㏊ 분량의 쌀을 수확 즉시 사료용으로 처분하는 내용을 담은 쌀값 안정 대책을 발표했는데, 이날 1인당 쌀 소비량 감소세가 생산량 감소 폭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추가 대책이 불가피하게 됐다.

송 장관은 이날 국감서 “다음 달까지 쌀 산업 발전을 위한 근본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엔 벼 재배 면적 감축과 품질 중심의 다양한 쌀 생산체계 전환, 쌀 가공식품 등 신규 수요 창출 등이 담길 예정이다.

지난 8월 말 현재 정부가 비축(보관)한 쌀 재고 물량은 약 115만?에 달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권고하는 한국의 적정 비축 물량 수준인 80만?보다 43% 많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