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때리기'에 반사이익 보나…삼바 개미들 '들썩들썩' [종목+]

입력 2024-10-07 07:57
수정 2024-10-07 08:49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월 들어 반등하며 100만원선 재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증권가 분위기만 보면 ‘황제주’ 탈환이 문제가 아니다. 금리 하락에 따른 영업환경 개선, 6공장 건설 계획 발표, 미국 생물보안법 관련 수혜 등 투자심리를 자극할 만한 모멘텀이 많아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보다 2.25% 상승한 99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01만60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오름폭을 줄여 장을 마무리했다.

주가 상승 배경은 증권가의 3분기 실적 프리뷰(전망) 보고서들이었다. 지난 4일 오전에만 8개 증권사로부터 프리뷰 보고서가 쏟아져 나왔고, 이중 세 곳은 목표가를 상향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11만3684원이다. KB증권(110만원→126만원), 하나증권(105만원→115만원), 대신증권(100만원→120만원)이 목표주가를 올려 지난 3일에는 108만9474원이던 컨센서스도 110만원을 넘어섰다.


목표가를 올린 증권사와 유지한 증권사는 대체로 3분기 실적보다 △내년 5월 완공될 5공장의 가동률 상승 속도 전망 △6공장 착공 발표 가능성 △미국 생물보안법 관련 수혜 가능성 등을 분석하는 데 더 공을 들였다. 모두 콘퍼런스콜(실적 설명회) 질의·응답에서 언급될 만한 이슈들이다.

가장 가시적인 이슈는 5공장에서 생산할 물량에 대한 수주다. 공장 완공 전에 일감을 확보해 놓으면 가동률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부터 선수주를 통해 빠르게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며 “5공장에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지 수주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수주 전망은 밝다. 금융 환경이 완화돼서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낮아지면서 바이오텍들의 자금 조달이 용이해질 것”이라며 “이는 임상 개발 파이프라인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직접 임상 시약을 생산할 설비를 갖추지 못한 바이오텍들은 임상시험을 하기 위해 임상 시약을 생산할 공정 개발 및 생산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위탁해야 한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위탁개발생산(CDMO) 수요 증가를 확인할 이벤트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6공장 건설 계획 발표를 꼽는다.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4공장이 2023년에, 5공장이 2025년에 각각 가동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6공장 가동 시점은 2027년으로 추정된다”며 “약 2년의 투자 기간을 반영했을 때 2025년에 6공장의 착공 소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를 끌어 올린 모멘텀인 미국 생물보안법 이슈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바이오기업을 견제하는 법안의 입법을 앞두고 수요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몰릴 수 있지만, 실제 계약이 체결되기까지 논의 기간이 1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862억원, 영업이익 308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05% 늘지만, 영업이익은 3.27% 감소한다는 컨센서스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생산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3분기에는 일회성인 기술료(마일스톤) 수입이 발생하지 않아 이익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CDMO 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