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욱 한국어촌어항공단 이사장..."어촌 소멸 방지가 최우선 과제"

입력 2024-10-07 21:04
수정 2024-10-07 21:05

"어촌 소멸 위기가 심각합니다. 어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힘을 쏟겠습니다."

홍종욱 한국어촌어항공단 이사장(사진)은 7일 취임 100일을 즈음해 가진 인터뷰에서 "인구감소, 고령화 등 어촌이 맞고 있는 위기에 대해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을 통해 정면돌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해결할 기관이 어촌어항공단 밖에 없고, 그런 만큼 역할이 한층 더 막중해졌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어촌 300개소를 대상으로 3조 원을 투자해 어촌에 경제플랫폼과 생활플랫폼, 그리고 안전인프라 조성을 골자로 한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을 벌이고 있다.

홍 이사장은 이와 관련, "지난해 10개 사업에 대해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막 사업이 태동한 상태"라며 "이르면 내년부터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결의는 굳지만 여건은 전혀 우호적이지 않다.

공단은 무엇보다 사업에 비해 조직의 규모가 작다보니 현장 직원이 부족하고, 각종 민원에다 지자체와의 복잡한 관계 등으로 직원들의 피로감이 높아 2021, 2022년 이직률이 10%를 넘겼다.

홍 이사장은 이를 그냥 넘기지 않고 자체 조사를 통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 외부 전문기관에 용역을 발주하는 등 긴급하게 조직진단에 나섰다.

그는 "지금까지 공단이 나름 성과를 거둔 것은 오로지 직원들의 헌신과 노고 덕분이었다"며 "오는 12월 용역결과가 나오는대로 '직원이 먼저'가 되도록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복리후생 수준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공단이 중점 추진하는 귀어귀촌도 어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의 하나다.

홍 이사장은 "귀어귀촌이 명목에 그치지 않도록 올해 처음으로 양식어장을 귀어인에게 임대하는 사업을 시작했다"고 소개하면서 "서산과 제주에서 3명이 양식어장을 경영하게 됐다"고 전했다.

공단은 양식어장을 경영하는 귀어인들에게 임대료의 50%를 지원할 계획이다.

공단은 또한 도시민의 단계별 어촌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귀어귀촌종합센터를 통해 적극적인 상담, 교육, 컨설팅 등을 실시하고 있다.

공단은 오는 11월에는 인천에서 전국 130개 어촌체험마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어촌마을 전진대회'를 열 계획이다. 전진대회에서는 귀어귀촌 결과, 숙박, 음식 등 어촌관광 결과 등의 성과를 공유하고 새 사업방향을 모색하게 된다.

홍 이사장은 "공단이 출범한 지 6년이 됐지만 아직도 인천 경기 충청 등지에 조직이 없고, 어촌재생지원단도 태부족이어서 서해 업무를 본원에서 하는 등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서 "서둘러 지자체나 업체 등과 원활하게 네트워킹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어촌이 활력을 찾으려면 민간의 자본이 어촌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촌의 관광자원으로 기업에 수익구조를 제시하는 방안을 다양하게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의 홍 이사장은 행정고시를 거쳐 수산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해양수산부에서 기획재정담당관,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 해양정책관, 해사안전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대표적인 해양행정 전문가로 꼽힌다.

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