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직원 열 명 중 세 명은 사업주와 근로관계법 관련 분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제한, 주휴수당, 직장 내 괴롭힘 등 근로관계법 규제가 부쩍 늘어나며 사업주와 알바생 간 갈등이 흔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일부 알바생은 지방고용노동청 고소 등 법적 절차를 통해 분쟁 해결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7일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한국경제신문 의뢰로 이달 초 알바생 21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666명이 ‘고용주와 갈등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30.5%에 해당하는 수치다.
갈등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갈등 사유(복수응답)를 물어본 결과 최저임금법 위반, 임금 체불 등 임금 문제가 38.0%로 가장 높았다. 이어 근무시간 위반, 연장 근로 등 근로시간 관련 분쟁이 31.1%로 뒤를 이었다. 열악한 휴게 공간, 휴게 시간 미준수 등 휴게 관련 다툼은 27.2%였다. 부당한 업무 지시, 성희롱,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분쟁은 24.3%였다.
업종별로는 외식·음료(커피, 식당, 주점 등) 분야 알바생의 34.2%가 갈등을 겪었다고 응답해 비율이 가장 높았다. 문화·여가(독서실, 노래방 등) 분야도 응답률이 33.8%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지급 능력과 잦은 인력 변경, 미숙한 노동법 준수 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갈등 발생 이후 해결 방안과 관련해서는 44.3%가 ‘사업주와 직접 협의해 해결했다’고 답했다. 20.3%는 지방고용노동청 고소 등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답했다. 이어 ‘혼자 공부해서’(20.1%), ‘부모님 지원을 받아서’(17.3%), ‘알바 동료를 통해서’(13.1%) 순이었다. 다만 근로계약 관계의 증거가 돼 갈등 해결에 도움을 주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24.2%를 기록하는 등 문제 해결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갈등 빈도는 ‘2회 이상, 5회 미만’이 59.0%로 가장 많았다. 한 알바생이 수차례 사업주와 갈등을 겪었다는 뜻이다. 한 차례 경험했다는 응답은 29.3%였다.
한 외식업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는 “인력 부족으로 알바 직원이 ‘귀한 몸’이 됐고 이들의 권리 의식도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며 ”근로 시간 1분, 임금 1원만 어겨도 신고당할 수 있으니 늘 조심하라고 점주들에게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악의적으로 법을 위반하는 사업주도 있지만, 노동관계법이 복잡해지면서 법령 해석을 잘못해 갈등이 발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신규 사업주와 미성년자 알바 직원 등을 대상으로 기초 노동법 교육 등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