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갈 의사 연락 달라"…前 의협회장 결국 한국 뜬다

입력 2024-10-06 20:54
수정 2024-10-06 21:11

의료 개혁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를 힐난해온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한국이 아닌 두바이에서 의료행위를 할 것을 제안받았다고 6일 밝혔다. 전공의 집단사직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 노 전 회장은 자신과 함께 두바이로 떠날 의사들을 모집하기도 했다.

노 전 회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제안을 하는 미팅이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오히려 제안을 받았다"면서 두바이 측 관계자들로 추정되는 이들과 미팅을 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노 전 회장은 이들로부터 "당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당신을 위한 '드림팀'을 만들어 드리겠다. 여기서 꿈을 펼쳐보시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노 전 회장은 "대한민국 의사로 살아왔는데, 앞으로는 글로벌 의사로 살아가야 할 것 같다"며 "두바이에서 세계를 무대로 꿈을 펼치실 흉부외과, 혈관외과 의사 계시면 주저하지 마시고 속히 제게 연락 달라"고 글을 맺었다. 그가 언급한 과목들은 대표적인 필수의료 과이자, 기피 과로 꼽힌다.


노 전 회장의 글에 다른 의사들은 "호흡기내과는 안 되나", "축하한다. 한편으로는 부럽다", "이렇게 이 나라는 복을 차버리는구나", "다른 과도 부탁드린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노 전 회장은 "당분간은 (한국에서) 진료를 병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노 전 회장은 그동안 의대 입학 정원 증원 등 의료 개혁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온 윤석열 정부와 윤 대통령을 강하게 맹비난해왔다. 그가 한국을 뜨기로 결심한 데에는 한국의 의료 정책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 전 회장은 지난 3월 정부가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증원을 확정 짓자 "윤석열이 드디어 대한민국 의료의 심장에 말뚝을 박았다"며 "결국 죽는 것은 의사들이 아니다. 의사들은 이 땅에서든 타국에서든 살길을 찾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노 전 회장은 같은 달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행동을 교사, 공모, 방조한 혐의로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노 전 회장은 "전공의들이 사직하고 병원을 비운 이유는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 때문이지 내가 올린 SNS 글을 보고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료 현장을 떠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