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비결 뭘까…할리우드 관계자들 부산에 모였다

입력 2024-10-06 11:09
수정 2024-10-08 15:55


"K콘텐츠 산업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저 같은 해외 제작자들도 한국과 협력해 더욱 성공적인 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영화 '엘비스'(2022) 제작자 스카일러 와이스)

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한창인 지난 3일 저녁 해운대의 한 호텔. 이곳에 K콘텐츠 산업에 관심있는 전세계 영화·방송 산업 관계자들이 모였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회원사로 있는 비영리단체 MPA(미국영화협회)는 이날 국내외 전문가들과 K콘텐츠 산업의 성공과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MPA는 미국의 영화 스튜디오들로 구성된 단체로 월트 디즈니, 콜럼비아, 파라마운트, 유니버설, 워너브라더스, 넷플릭스가 회원사로 있다. 최근에는 아마존이 합류했다.

MPA는 이날 '성공의 비밀: K-파워'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콘텐츠 산업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벨린다 루이 MPA 아시아 태평양 대표는 "K콘텐츠 산업의 성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투자 촉진, 세계적 수준의 제작 지원, 인재 및 인프라 개발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MPA가 위탁한 프론티어 이코노믹스의 연구 결과가 이런 논의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콘텐츠 부문 수출은 124억 달러(약 16조 원)에 달한다. 이중 영화 및 방송에서 7억 6000만 달러(약 9810억 원)의 수출이 발생했다. OTT에서도 한국 콘텐츠에 대한 소구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글로벌 가입자의 60%가 최소 하나 이상의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같은 K콘텐츠의 급격한 성장과 이를 뒷받침해온 정부의 다양한 지원 제도 등을 함께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패널로는 영화 '엘비스' 제작자 스카일러 와이스, MPA 아시아 태평양 대표 벨린다 루이, 손기원 김종학 프로덕션 대표, 제작사 SLL 중앙 법무팀장, 김현수 영화진흥위원회(KOFIC) 본부장 등 국내외 다양한 영화·TV·스트리밍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K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제작 환경을 넓히고, 민·관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배즈마크 필름스에서 일하는 스카일러 와이즈 프로듀서는 "호주와 영국을 오가며 작업하는 프로듀서라 현지 콘텐츠를 만들려면 각 나라 정부의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며 "국제적인 프로덕션 환경을 조성해 스케일이 큰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수 KOFIC 본부장은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국내에서의 성장이 정점에 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앞으로 국제적인 합작이 용이한 환경이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적 지원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해야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성원영 SLL중앙 법무팀장은 "시리즈물의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능이나 스포츠 분야 같은 논스크립트 콘텐츠의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 스튜디오 슬램이 제작한 '흑백요리사'나 스튜디오 시원의 '최강야구'가 그 사례"라고 했다.

10년간 부산국제영화제와 협력해온 MPA는 이날 ‘MPA x KOFIC 아메리칸 필름 나이트’ 행사를 열었다. 영화제 기간에는 영화 아카데미 워크숍 'Bridge to Hollywood’도 진행한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