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승부처' 영풍정밀, 3만원 돌파…공개매수가 또 높이나

입력 2024-10-04 18:14
수정 2024-10-05 02:00
고려아연 공개매수 대전의 ‘숨은 승부처’로 꼽히는 영풍정밀이 4일 공개매수가를 넘기며 25.15% 오른 3만1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공개매수가를 주당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25% 올리자 시장도 반응한 것이다. MBK·영풍 연합은 지난 2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3만원으로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공개매수가를 올렸다.

현재로선 MBK·영풍 연합이 영풍정밀 공개매수 경쟁에서 우위에 선 것으로 보인다. 공개매수 가격은 같지만 매수 수량이 더 많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 매수 수량은 전체 발행주식의 25%(393만7500주)다. MBK·영풍 연합은 유통주식 전체인 684만801주(지분율 43.43%)를 매수하기로 했다. MBK·영풍 측에 청약하면 보유 주식 전량을 3만원에 처분할 수 있지만 최 회장 측에 청약하면 58%밖에 팔지 못한다. 투자자 입장에선 같은 공개매수가라면 수량이 더 많은 쪽의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유리하다.

최 회장 측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를 추진하고 있는 제리코파트너스가 오는 7일 이사회를 열어 매수가 상향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리코파트너스 주요 임원과 감사들은 4일 이사회 개최를 위한 긴급 회의를 했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최 회장과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개인적으로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추가 베팅한다면 공개매수가는 3만원대 중·후반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 매수 조건이 없어진다면 주주들은 어느 쪽에 서더라도 공개매수 실패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은 이번 공개매수 대전에서 핵심 승부처로 꼽혀왔다. 고려아연엔 경영권 방어의 핵심 고리이기 때문이다. MBK·영풍 연합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1.85%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MBK·영풍 연합의 공개매수 기간은 이달 14일까지, 최 회장 측 공개매수는 23일까지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