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日총리 "韓·日 협력 쌍방에 이익"

입력 2024-10-04 17:39
수정 2024-10-05 01:27

4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현재 전략 환경 아래 한·일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 것은 쌍방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소신 표명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동 정세 등을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한·일 간에는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이 쌓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양국 협력을 더욱 견고하고 폭넓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일도 한층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3년 전 기시다 총리 취임 때보다 양국 관계가 크게 개선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전 총리는 당시 첫 연설에서 한국과 관련해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서라도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토대를 두고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며 양국 간 갈등을 드러낸 바 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2일 윤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도 “그간 양국 관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윤 대통령 리더십을 높게 평가하며 앞으로 긴밀히 소통하고 연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납치 피해자와 그 가족이 고령화해 시간적 제약이 있다”며 “납치는 인도적 문제이자 국가 주권 침해이며 정권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납북자가 하루빨리 귀국하도록 총력을 기울여 임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자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일본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이와야 다케시 신임 외무상도 지난 1일 취임한 후 처음으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통화해 북한 문제 대응에서 양국 협력을 다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와야 외무상은 “한·일 관계는 매우 중요한 양자 관계이며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나가는 것이 양측에 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지역의 안정과 번영으로 이어진다”며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지속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집권 자민당 내 온건파로 분류되는 이와야 외무상은 방위상으로 재임한 2018년 12월 한·일 초계기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한국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김동현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