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스마트폰 보더니…"젊은 층도 위험" 무서운 경고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입력 2024-10-04 17:36
수정 2024-10-05 00:42
망막은 카메라 필름처럼 빛을 감지하고 사물을 인식하도록 돕는 기관이다. 손상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망막질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엔 스마트폰 사용으로 안구 피로도가 높아진 데다 식습관이 서구화하면서 젊은 환자가 늘고 있다.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3년 119만4176명이던 국내 망막질환자는 지난해 223만3174명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한국망막학회는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4대 질환으로 망막박리, 당뇨망막병증, 망막정맥폐쇄, 황반변성 등을 꼽았다. 10년간 이들 질환을 앓는 50세 미만 젊은 환자는 50%가량 늘었다. 고령층 질환으로 알려진 이들 질환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다.

젊은 층에 많은 응급 망막질환 중 하나가 망막박리다. 안구 내벽에서 망막이 분리되는 것을 말한다. 망막층에 구멍이 생기는 망막열공 등이 원인이다. 젊은 환자들은 고도근시가 크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시가 진행하면 안구는 럭비공처럼 앞뒤로 길어진다. 이런 구조적 변화 탓에 망막이 당겨지면서 얇아진다. 자연히 찢어지거나 구멍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활동량이 많은 10대나 20대는 외상 등으로 망막박리가 생기기도 한다. 근시가 없더라도 50세 이후엔 노화 탓에 유리체에 문제가 생겨 망막박리가 생긴다.

젊은 당뇨 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망막질환 증가에 영향을 준다. 당뇨 합병증 중 하나인 당뇨망막병증이 생기면 망막 혈관이 망가져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단 질환이 생기면 혈당이 정상으로 유지돼도 계속 진행한다. 예방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유영주 김안과병원 망막센터장은 “시력이 떨어졌거나 물체가 비뚤어지게 보이는 변시증, 눈앞에 먼지 등이 떠다니는 것 같은 비문증, 빛이 없는데도 빛을 느끼는 광시증 등이 있다면 당뇨망막병증이 많이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고혈압과 고지혈증, 심장병 등을 앓고 있다면 망막혈관 폐쇄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혈관 순환장애 탓에 출혈과 부종 등을 호소한다. 시야가 흐려지거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일 수 있다. 유리체 출혈, 신생혈관녹내장 등 합병증이 생기기도 한다.

망막 중심부 신경 조직인 황반에 노폐물이 쌓이는 황반변성도 점차 시력을 잃게 되는 질환이다. 대표 원인은 노화다. 가족 중 환자가 있거나 담배를 피우면 황반이 손상될 위험이 높다. 잦은 자외선 노출도 위험 요인이다. 젊은 망막질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생활 습관 변화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오랜 시간 사용하면 안구 피로도가 높아진다. 강한 햇빛에 자주 노출되거나 당뇨, 고혈압 등 대사질환을 앓는 것도 망막질환 위험 요인이다.

최근엔 이런 망막질환자가 늘면서 백내장 등 복합 질환 치료를 고민하는 환자도 많다. 이 경우 동반한 망막질환을 먼저 치료한 뒤 백내장 치료를 받는 게 좋다. 황반변성은 주사 치료 후 6개월~1년 넘게 재발하지 않는지 지켜본 뒤 백내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 당뇨망막병증도 이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먼저다. 망막열공을 발견하지 못하고 백내장 수술을 하면 망막박리가 생길 수 있다. 망막열공부터 치료해야 수술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유 센터장은 “망막은 한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고 초기에는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다”며 “눈에 이상 증상이 있다면 바로 정밀 검진을 받고 당뇨병이 있다면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씩 검진받는 게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