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원 에르메스백, 중고로 내놨더니…" 직장인 '충격'

입력 2024-10-04 08:58
수정 2024-10-04 09:22

유명 명품을 구매해 중고로 판매하면 더 이득을 본다는 이른바 '샤테크'는 허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샤테크는 샤넬 여성 가방의 유명 모델인 샤넬 클래식, 샤넬 빈티지 등의 인기 모델 중고 가격 상승률이 높아 중고 판매 시 높은 마진을 남길 수 있다는 의미로 나온 말이다.

유튜버 회사원A(본명 최서희)는 최근 자신의 채널에 '안 쓰는 명품들 팝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명품 브랜드 물품들의 중고 가격 시세를 알아봤다. 착용도 하지 않은 제품은 물론 "중고로도 잘 팔린다"는 브랜드의 가방까지 예상했던 가격보다 더 낮은 중고 시세 가격을 받으면서 회사원A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회사원A는 앞서 "1년에 1억.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라는 영상을 통해 1500만 원 상당의 에르메스 가방을 구입한 뒤 포장 그대로 방치할 정도로 심각한 명품 쇼핑 중독 상황임을 고백한 바 있다.

회사원A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현대백화점 VIP이며 현재는 연간 1억원 이상의 실적을 올려야 발급받을 수 있는 자스민 등급으로 알려졌다. 회사원A는 명품 브랜드 행사장에 참석해 고가의 제품을 구매한 후 한 번도 착용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하며 "이제 VIP에서 잘려도 별 아쉬움이 없다"며 "과소비 생활을 멈추기로 한 제게는 땡큐한 일"이라고 현명한 소비를 예고했다.


이번 콘텐츠에서도 회사원A가 이전에 언급한 1500만원짜리 에르메스 가방이 등장했다. 중고 명품 매입 업체는 해당 가방에 대해 "1000만원 초반까지 올려볼 수 있을 것"이라며 "거래가 될지 안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A가 "(에르메스의) 벌킨이나 캘리 등의 가방 모델은 매장에서 받아서 팔면 무조건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얘기도 있지 않냐"고 질문했고, 이에 업체 측은 "벌킨, 캘리 등은 그렇지만, 이 제품의 경우 아무래도 밝은 색이라 때 탐이나 이런 위험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답변했다.

샤넬 가방 역시 마찬가지였다. 파란색 보이백 모델의 중고 시세는 450만원이었다. 회사원A는 "5년 전 도쿄에서 구매했다"며 "홈페이지에서 봤을 땐 가볍게 1000만원이 넘고, 제가 당시에 400만원에서 500만원 정도 줬고, 관세를 포함하면 더 플러스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샤넬이 요즘 워낙 매장 가격이 높아져서 그래도 600만원에서 700만원은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다"며 "샤테크라는 말도 있는데, 그런 게 되는 애들은 따로 있다. 클래식 블랙 금장 캐비어다. 램 스킨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감가상각이 가장 컸던 제품은 프라다에서 스페셜 오더로 맞춘 정장이었다. 회사원A는 "위아래 1000만원 넘게 줬다"며 "전용 수트케이스도 있고, 이 시리즈만의 옷걸이도 있다"고 어필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이니셜 넣을 경우 조금 구매율이 떨어진다"며 "100만원 안팎으로 판매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A가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자 "샤넬 3000만원짜리 무스탕도 200만원대에 팔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중고 거래 이용자도 늘어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8월 기준 명품 플랫폼의 누적 카드 결제금액은 37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69억원보다 38.1% 감소했다. 2022년 9245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59% 줄어든 수치다.

반면 중고 명품 플랫폼의 거래액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올해 1∼8월 누적 카드 결제금액은 1474억원으로 2022년(658억원) 대비 124% 급증했다. 해당 기간 중고 명품 플랫폼 시크는 594%, 구구스는 83%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