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공격 사주 묵인 못해" 한동훈에…용산 "갈등 조장 말라"

입력 2024-10-03 18:20
수정 2024-10-03 18:20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을 두고 대통령실과 여당 간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에 대한 공격을 사주한 김 전 행정관에게 강력 대응을 재차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내외와 김 전 행정관이 친분이 없다며 공격 사주 의혹을 일축했다.

3일 한 대표는 개천절 경축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행정관이) 좌파 유튜브, 아주 극단에 서 있는 상대편에다가 허위 공격을 사주하는 것은 선을 많이 넘은 해당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의하는 게 아니라 실행 행위 자체가 그대로 녹음된 것”이라며 “당이 알고서도 묵인한다면 공당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행정관은 친야 성향 매체와의 통화에서 “여사(김건희)가 한동훈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잘 기획해서 (한 대표를) 치면 여사가 좋아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전 행정관과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연관성에 선을 그었다. “대통령 부부가 김대남과의 친분이 전혀 없음을 밝힌다”며 “김대남과 찍은 사진은 대통령실 연말 송년회, 직원 퇴임 행사 등에서 다른 직원들과 함께 찍은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김 전 행정관의) 녹취 내용 대부분은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난 일색”이라며 “이 녹취록을 근거로 대통령실과 당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와 만찬을 하며 한 대표는 원외 인사라며 부르지 않은 것을 두고도 여당 내에서 잡음이 나왔다. 수도권의 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굳이 이 타이밍에 한 대표를 빼고 만찬을 열었어야 했느냐”며 “당정 갈등을 부각하려는 야권의 먹잇감이 되기 좋다”고 비판했다. 다른 쪽에서는 한 대표의 참석이 오히려 만남의 본질을 흐릴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중진 의원은 “한 대표가 그 자리에서 또 ‘독대’를 요구하면 국정감사가 아니라 당정 갈등이 부각된다”며 “국정 동력이 약한 상황에서 당과 대통령실이 갈등하면 손해는 국민의 몫”이라고 했다.

다만 한 대표와 대통령실 모두 확전은 피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은 같은 날 “근거 없는 주장과 무분별한 의혹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며 논란의 원인을 언론 보도에 돌렸다. 한 대표도 이날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며 국회로 돌아온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거부하는 것이 맞다.

본회의에서 부결되도록 의원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