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학 무전공 학과 상당수의 수시모집 경쟁률이 각 대학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과대학 증원 여파로 합격선 하락을 기대한 수험생들이 상위권 학과에 지원한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전공 학과에 합격하더라도 등록을 포기하는 수험생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3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무전공 선발을 신설한 21개 대학 중 15곳(71.4%)의 무전공 학과 수시 경쟁률이 각 대학의 수시 전체 경쟁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전공 선발(전공 자율선택제)은 학생들이 전공을 정하지 않고 대학에 입학한 후 진로 탐색을 거쳐 세부 전공을 선택하는 제도다.
보건·의료, 사범 계열 등을 제외하고 모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유형1과 계열·학부 등 광역 단위로 모집한 뒤 광역 단위 내 모든 전공을 택하거나 광역 단위 내 학과별 정원의 150% 범위에서 전공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유형2로 나뉜다. 교육부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 무전공 확대를 평가해 인센티브 사업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 결과 대학들이 잇달아 도입을 결정했지만 학생들의 관심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유형1을 신설한 12개 대학 중 서강대 동국대 등 6개 대학(50%)은 각 대학 수시 전체 평균 경쟁률보다 낮았다. 유형2 역시 신설 9개 대학의 무전공 수시 경쟁률이 모두 개별 대학 평균을 밑돌았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10 대 1), 고려대 자유전공학부(33.5 대 1) 등 일부 상위권 대학의 무전공만 예외적으로 학교 평균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모집정원 확대 여파로 수험생들이 전반적으로 자신이 뚜렷하게 원하는 학과에 지원하려는 ‘상향 지원’ 경향을 보인 데 따른 것”이라며 “무전공 선발 합격생이 중복 합격 등으로 등록을 포기하는 상황도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