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1월부터 연간 거래금액이 10조원 이상인 대형 온라인 쇼핑몰도 라면, 즉석밥, 세제 등 114개 생필품 가격을 단위가격으로 표시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대규모 오프라인 점포를 중심으로 시행하는 단위가격 표시제를 대규모 온라인 쇼핑몰로 확대하는 ‘가격 표시제 실시 요령’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오는 23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가 단위가격 표시제를 온라인 쇼핑몰로 확대하겠다고 결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지금까지 전통시장을 제외한 백화점, 쇼핑몰,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대형 오프라인 점포에는 단위가격 표시제가 의무였지만 온라인 쇼핑몰에는 관련 규정이 없었다.
단위가격 표시제란 소비자 가격을 ‘100g당’ ‘100mL당’과 같이 통일된 단위로 표기하는 방식이다. 용량, 수량에 관계없이 같은 종류의 상품 가격을 쉽게 비교할 수 있다. 가격을 올리는 대신 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누리는 ‘슈링크플레이션’이 소비자에게 주는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제조원가는 상승하는데 소비 부진으로 판매가격을 올리기 어려워지자 슈링크플레이션에 나서는 제조 업체가 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연간 거래금액이 10조원 이상인 대형 온라인 쇼핑몰은 의무적으로 가격 표시제를 실시해야 한다. 2022년 말 기준 거래금액이 10조원을 넘는 온라인 쇼핑몰은 쿠팡 네이버 11번가 G마켓 등 네 곳이다. 정부는 온라인 쇼핑몰 입점 상인에 대한 계도 기간과 시스템 정비 기간을 고려해 의견 수렴이 끝난 뒤 1년 동안 유예 기간을 둘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행 시기는 내년 11월로 예상된다. 단위가격 표시제 대상 품목은 84개에서 114개로 늘어난다. 즉석밥, 즉석국, 키친타월, 섬유탈취제, 건전지 등이 새로 추가됐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