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부족에 의사 몸값 급등...공공기관, 연봉 6억에도 '구인난'

입력 2024-10-03 16:06
수정 2024-10-03 16:22


공공의료기관의 의사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채용난에 의사 몸값이 치솟으면서 작년 전남의 한 공공의료원은 정형외과 의사를 연봉 6억2000만원에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이 전국 공공의료기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 공공의료기관 217곳 중 41.9%인 91곳은 의사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전국 공공의료기관은 228곳이다. 치과병원과 한방병원을 제외하면 217곳이다.

부족한 총 의사수는 3563명으로, 교육부 소관 대학병원 2831명, 지방의료원 309명, 보훈병원 109명, 국립중앙의료원 107명, 보건복지부 소관 의료기관 71명 순으로 의사가 부족했다.

보건소 등 지역보건의료기관 1570곳 중 131곳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지역보건법에 따라 전국 16개 시도 보건소와 보건의료원, 보건지소에 배치돼야 하는 의사 최소인력은 1956명이다. 하지만 실제로 배치된 인력은 1466명에 불과했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은 인력 기준 대비 의사가 110명 부족해 인력난이 가장 심했다. 전남은 84명, 경남은 76명 부족했다.

의사가 한명도 없는 보건소와 보건의료원, 보건지소도 594곳이나 됐다. 경북은 94곳, 전남 93곳, 전북 81곳, 경남과 충남은 각각 77곳에 의사가 없었다.

채용난에 공공의료기관들이 채용 시 제시하는 의사 연봉도 치솟고 있다.

전남 목포시의료원은 작년에 연봉 6억2000만원을 제시해 정형외과 의사 1명을 채용했다.

울신군의료원도 작년에 영상의학과 전문의 채용에 5억600만원을 제시해 채용을 완료했다.

거창적십자병원은 올해 영상의학과 전문의 모집 공고에 연봉 4억5000만원을 제시했지만 구인에 거듭 실패했고, 5억원으로 연봉을 올린 후 가까스로 채용을 완료했다.

경실련은 "최소한 공공의료기관에 필요한 의사는 국가가 직접 양성해서 배치하고 일정 기간 의무 복무하는 공공의사를 양성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는 국회와 함께 공공의대 신설 및 지역의사제 도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