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을 기다리는 가운데 원유 선물 가격은 2일(현지시간) 또 다시 3% 이상 상승하며 상승세를 확대했다. 한편에서는 OPEC 산유국들이 감산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공급 과잉으로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에 의한 유가 상승세가 억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1월 배송분은 2일(현지시간) 오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3.6% 상승한 72.36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벤치마크인 12월 인도분 브렌트 원유는 ICE 유럽선물거래소에서 이 날 3.2% 오른 배럴당 75.95달러에 거래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회원국인 이란은 전 날 이스라엘의 헤즈볼라에 대한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약 18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이 날 늦게 이란에 대한 보복을 다짐하며, 중동 전면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란이 발사한 대부분의 미사일은 이스라엘에 의해 격추됐다. 지난 4월에도 이란이 비슷한 규모로 공격한 후 이스라엘은 제한적 대응을 해 유가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분석가들은 2일 발표한 메모에서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에 대응하는 수위와 그에 따른 이란의 반응이 WTI 선물 가격을 70달러 중반대에서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시킬 수 있다"고 적었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이나 석유 인프라에 공격을 가할 경우 원유 시장이 최소 배럴당 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고 이는 강세 랠리 기준을 충족한다”고 말했다. 반면 반응이 약하거나 긴장이 완화되면 어제의 저점에서 정점에 도달할 때까지 배럴당 6달러에 머물렀던 공포 가격이 풀리고 WTI는 배럴당 60달러 중반에서 후반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한 이후 작년 10월에 처음 상승했지만, 중국의 미온적인 수요와 미국 등 비 OPEC회원국의 생산 증가로 WTI는 지난 12개울동안 인도월 기준으로 18% 이상 하락했다.
반면 사우디 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은 회원국들의 생산 감축이 잘 지켜지지 않아 추가 하락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날 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 장관이 이라크 등 일부 생산국에 대해 합의된 생산 감축을 준수하지 않으면 원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OPEC과 러시아 등으로 구성된 OPEC+ 장관들은 이 날 회의를 열고 12월부터 하루 약 18만 배럴의 생산량 감축을 해제할 예정이다.
산업 무역 그룹인 미국 석유 협회는 지난 주 미국 원유 재고가 146만 배럴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