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박상용 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를 열었다. 박 검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담당 검사다.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검찰의 지속적이고 강압적인 회유와 압박이 계속됐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날 청문회는 민주당이 박 검사의 ‘검찰청 술자리 회유 의혹’을 조사하겠다며 개최를 강행했다. 법사위는 박 검사를 포함해 증인 31명과 참고인 3명을 채택했지만, 회의장엔 이 전 부지사와 신명섭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 등 증인 7명과 참고인 1명이 출석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은 이 대표 관련 사건 수사에 참여한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을 추진 중이다.
증인으로 나선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이) 대질이라는 명분으로 진술을 어떻게 같이할 것인가를 맞추고 진술이 틀리면 서로 교정하는 ‘진술 세미나’를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갈비탕을 먹고 싶다’고 하면 갈비탕이 제공되고, ‘연어가 먹고 싶다’고 하면 연어가 제공됐다”고 했다.
앞서 불법 대북 송금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지사는 지난 4월 수원지법 재판에서 검찰이 피의자들에게 연어·회덮밥 등을 주고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에게 대북 송금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도록 회유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야권이 ‘이 대표 방탄’을 위해 청문회를 강행했다는 입장이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이 청문회는 이 대표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진행되는 청문회라는 비난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야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건이 쌍방울 남북 교류 사업을 핑계로 한 주가 조작 사건임이 분명한데도 왜 이 대표 방북 비용 대납 사건이 됐는지 진실을 밝히라는 게 국민의 명령”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검사 탄핵 추진 외에도 ‘법 왜곡죄’ 신설, 검사 근무 평정 심사를 강화하기 위한 검찰청법 개정안 등 검찰 겨냥 법안을 지난달 줄줄이 법사위에 상정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