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2위 항암제 개발사와 '맞손'…에이비엘바이오, 병용 임상 연구

입력 2024-10-02 17:21
수정 2024-10-02 17:21
국내 바이오벤처 에이비엘바이오가 세계 1·2위 면역항암제 개발사와 각각 손잡고 항암제를 개발한다. 지난해 기준 연매출 33조원, 13조원을 낸 ‘키트루다’ ‘옵디보’ 등 블록버스터 약을 무상으로 공급받게 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 머크(MSD)와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 중인 항암제 후보물질 ‘ABL103’과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 협력 및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키트루다는 MSD가 개발한 면역항암제로 지난해 전 세계 의약품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103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임상 1b·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서 ABL103의 임상 1상 용량 증량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ABL103 단독요법 임상은 2026년까지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항암치료의 주요 트렌드는 두 가지 약물을 함께 투여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병용요법이다. 이미 약효가 입증된 면역항암제와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의 병용요법을 시도하려는 연구가 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암제와 병용 연구에 나서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6월에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와 병용 임상 계약을 맺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후보물질 ‘ABL111’과 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를 병용하는 임상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MSD와 BMS로부터 임상에 쓰일 키트루다와 옵디보를 무상으로 제공받는다. 업계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임상 비용을 아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후보물질(ABL103·ABL111)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이중항체 항암제다.

서로 다른 두 개 항원에 결합하는 이중항체는 단일항체보다 효능이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