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의대 "겔솔린 단백질, 류머티즘 관절염 염증 억제"

입력 2024-10-02 09:53
수정 2024-10-02 09:54


국내 연구진이 류머티즘 관절염 발병 예측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특정 단백질을 발견했다.

김락균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교수팀은 '겔솔린(GSN)' 단백질이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에게 많이 생기는 'NLRP3 염증복합체' 활성화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2일 발표했다.

류머티즘 관절염이 있으면 염증이 계속 생겨 관절이 망가진다. 연골과 뼈 손상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상태가 심각해지기 전에 빠르게 발견해 관리해야 한다. 그동안 여러 진단 바이오마커가 제시됐지만 작용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임상에 활용하는 데엔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팀은 세포 모양 변화와 이동성, 세포 사멸 억제 등에 관여하는 겔솔린(GSN) 단백질에 주목했다. 이 단백질은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 혈액에서 낮은 농도로 나온다.

이를 활용해 겔솔린이 NLRP3 염증복합체 활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NLRP3 염증복합체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IL)-1β와 관련있다. 류머티즘 관절염 염증 반응을 촉진한다.



김 교수팀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겔솔린이 결핍된 쥐와 정상 쥐에게 류머티즘 관절염을 유도한 뒤 염증 반응을 비교했다. 그 결과 겔솔린 결핍 동물모델은 발과 발목에 부종이 더 심각하게 나타났다. 염증성 사이토카인도 많이 나왔다.

이를 통해 겔솔린이 부족하면 NLRP3 염증복합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이 때문에 류머티즘 관절염 증상이 악화된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에게 겔솔린이 줄어드는 것은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질병 진행과 밀접하게 연결됐다는 것이다.

김 교수팀은 겔솔린이 세포 속 칼슘 균형과 미토콘드리아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줘 염증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는 것을 억제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겔솔린은 NLRP3와 결합해 염증복합체가 생기지 못하도록 하고 NLRP3 염증복합체가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하는 것을 억제했다. 이런 작용 덕에 염증 반응은 줄었다. 류머티즘 관절염 외에 다양한 염증성 질환에 겔솔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김 교수팀은 설명했다.

김 교수는 "겔솔린 단백질이 류머티즘 관절염을 조절하는 중요한 인자임을 확인했다"며 "오랫동안 한계에 부딪쳤던 류머티즘 관절염 발병 예측과 치료에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니혼의대, 오사카대, 게이오대 등과 함께 한 이번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서 발행하는 '세포사멸과 분화(Cell Death & Differentiation)'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