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에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각종 준조세 부담을 합친 국민부담률이 지난해 10년 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한 국민 세 부담이 상승세를 멈춘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일관된 감세 정책과 긴축재정 기조가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세수 결손이 예고된 상황에서 복지 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지출 구조조정을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1일 기획재정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부담률은 27.1%(잠정치)로 2013년 이후 처음 하락했다. 국민부담률은 국세, 지방세 등 조세 총액과 각종 사회보험료 납부액(사회보장기여금)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이다.
2000~2016년 20%대 초반을 유지하던 국민부담률은 전 정부 5년을 거치며 5%포인트 넘게 올라 2022년 사상 최고치인 29.7%를 기록했다. 각종 증세에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 복지 지출 증가로 준조세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하락 전환한 국민부담률이 올해 26.8%(추정치)에 이어 내년(26.7%)까지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 정부 첫 예산안이 반영된 지난해 총 조세 수입은 약 457조원으로 전년(515조원)보다 11%가량 줄었다. 감세 정책에 경기 둔화가 겹친 결과다.
최인 서강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국민부담률이 올라가면 민간 활력이 저하돼 성장이 둔화하고 청년·미래 세대의 부담은 더 커진다”며 “방만 재정 운용을 정상화하고 민간 중심의 경제 구조로 돌려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