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떡볶이, 삼겹살 같은 유명한 한국 음식만 알았는데, 아바이순대 같은 지역 음식을 먹어보니 진짜 한국을 경험하는 기분이었어요.”
지난해 강원 속초에서 아바이순대를 처음 맛봤다는 베트남인 판하이당은 이렇게 말했다. ‘K로컬푸드’를 맛보러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정부도 한국 관광산업의 고질적 문제인 서울 쏠림, 성수기 쏠림을 완화하기 위해 K로컬푸드를 앞세우겠다는 계획이다.
1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 1067만 명 가운데 61.5%인 656만 명의 국적이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 및 일본이었다.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단연 ‘K푸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국 여행 시 핵심 고려 요인을 조사한 결과 ‘식도락 여행’(59.8%·중복응답)이 1위였다.
이들은 불고기, 비빔밥 등 해외에 잘 알려진 한식뿐 아니라 일상 먹거리나 지역음식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 여행)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외식메뉴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기를 끈 메뉴 1위는 치킨, 2위가 간장게장이었다. 크리에이트립 관계자는 “간장게장, 홍게 등을 맛보기 위해 KTX를 타고 부산 당일치기를 떠나는 외국인 관광객도 많다”고 했다.
K로컬푸드는 정부가 목표로 삼은 ‘외래 관광객 2000만 명 시대’란 과제를 풀 열쇠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양경수 한국관광공사 관광산업실장은 “그동안 성수기·서울에 관광객이 몰리는 게 한계점이었는데, 한국의 사계절 제철 음식이 잘 알려지면 비수기에도 방한하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내국인의 지방 관광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만화 <식객>으로 유명한 허영만 작가와 지역 특색 음식을 발굴하는 ‘K로컬 미식여행 33선’을 추진 중이다. 최근 ‘당신이 좋아하는 한국의 다양한 맛을 즐겨보세요(Taste your Korea)’라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왕갈비(경기 수원), 초당순두부(강원 강릉) 등 지역 음식 15개, 사계절 제철 식재료 15개, 지역 전통주 3개 등을 선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식재료에 얽힌 역사·문화를 배우거나 지역 맛집을 찾아가는 등 한국 미식 여행상품을 기획할 예정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