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알짜 기업’ 입주를 위해 공들이고 있다. 비대면 거래 증가로 전체 점포를 줄이고 있지만 우수 고객은 늘려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경기 성남 정자동 네이버 본사에 출장소를 차릴 예정이다. 네이버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개인 영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네이버와의 기업 금융을 늘려가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현재 네이버 사옥에는 신한은행이 단독 입점해 있다. 하나은행 고위 경영진은 네이버에 신규 점포를 마련하기 위해 직접 네이버 관계자를 만나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 특성상 기존에 거래하던 은행에서 선택지를 늘리거나 변경하는 일은 극히 드문 사례”라며 “점포당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알짜 점포를 확대하려는 은행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2일부터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영업소의 전담 부서를 개인 영업 본부에서 기업 영업 본부로 전환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LG그룹 및 임직원과 거래 관계를 돈독히 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내년 2월 LG사이언스파크 내 연구동이 완공되면 상주 임직원이 기존 2만1000여 명에서 4000명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은 작년 하반기엔 SK그룹을 전담하기 위해 서울 종로에 ‘광화문D타워금융센터’를 신설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기존 대기업을 비롯해 수도권에 기업이 모여 있는 신규 테크노·비즈밸리에 선제적으로 입점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