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하나은행도 금리 올린다…은행권 주담대 '도미노 인상'

입력 2024-09-30 17:15
수정 2024-10-01 00:56
국민은행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오는 4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높인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이어 국내에서 가계대출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도 대출 금리를 올리기로 하면서 은행권의 ‘도미노 금리 인상’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본지 9월 26일자 A17면 참조

국민은행은 4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일제히 0.2%포인트 높이기로 30일 결정했다. 금리가 6개월마다 바뀌는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가 5년 동안 유지되는 혼합형·주기형 주담대 모두 금리 인상 대상에 포함된다.


전세대출 금리도 보증기관에 따라 0.15~0.25%포인트 오른다. 국민은행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전세대출 금리는 0.25%포인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하는 전세대출 금리는 0.2%포인트 인상한다. SGI서울보증이 보증하는 전세대출 금리는 0.15%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신용대출 금리도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0.2%포인트 일괄 인상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10월 1일부터 전세자금대출 상품별 감면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낮출 예정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비대면 주력 상품인 하나원큐전세대출 금리는 0.2%포인트, 오프라인으로 판매되는 전세대출상품 금리는 최대 0.5%포인트 오른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1주일 사이 경쟁적으로 가계대출 금리 인상 계획을 밝히고 있다. 신한은행은 4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전세대출 금리는 0.1~0.4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신한은행보다 이틀 이른 2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전세대출 금리는 0.2%포인트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까지 가세해 추가 금리 인상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에 따라 특정 은행으로 쏠리는 현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가계대출상품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리 인상 조치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선제 금리 인상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임을 강조한 것이다.

가계대출 유입을 막기 위한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 경쟁은 지난 7~8월 치열하게 펼쳐진 이후 최근 한 달 동안은 소강상태였다. 대신 은행들은 9월 내내 주담대 한도를 축소하고 다주택자 주담대를 차단하는 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여왔다.

정부도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2단계로 강화했다. 하지만 불붙은 주택 매수 심리 때문에 월간 수조원의 가계대출 급증세가 이어지자 은행들이 다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이다.

5대 은행이 9월 1~26일 새로 취급한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는 7조8466억원으로, 추석 연휴 사흘을 빼면 하루평균 3412억원씩 늘었다. 8월(3596억원)과 비교해 5%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정의진/박재원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