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산업혁명의 동력 퇴장…마지막 석탄발전소 '폐쇄'

입력 2024-09-30 17:06
수정 2024-10-01 01:08
영국에 마지막으로 남은 석탄화력발전소가 영구적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30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잉글랜드 노팅엄셔 석탄화력발전소인 랫클리프온소어발전소는 이날 가동을 종료했다. 1968년 가동을 시작한 지 56년 만이다. 영국 정부가 2014년 발표한 탄소중립(넷제로) 달성 목표에 따라 2030년까지 발전 부문에서 탈탄소화를 이루기 위해서다. 랫클리프온소어발전소 직원 170명은 발전소 제어실에서 생중계되는 발전기가 마지막으로 꺼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마이클 섕크스 영국 에너지부 장관은 “랫클리프온소어발전소 폐쇄는 한 시대의 종식을 의미한다”며 “석탄 노동자는 140년 이상 국가에 전력을 공급해왔고 우리는 여러 세대에 걸쳐 빚을 졌다”고 말했다.

이 발전소가 폐쇄되면서 영국 석탄화력발전은 142년 만에 막을 내렸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석탄화력발전을 가장 먼저 중단한 사례다. 영국은 석탄을 동력원으로 한 1차 산업혁명 중심지이며 미국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의 에디슨전등회사가 1882년 세계 최초 석탄화력발전소를 연 곳도 런던이다.

20세기 탄광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늘어난 석탄화력발전소는 1990년대 북해 가스전이 개발되면서 천연가스 발전에 자리를 내주기 시작했다. 이후 기후변화 주범으로 지목되며 설 자리를 잃었다. 석탄화력발전소는 1990년 영국 전기 공급의 80%를 담당했지만 지난해 1%로 줄었다. 지난해 전력 생산 비중은 천연가스가 34.7%, 풍력·태양광이 32.8%, 원자력이 13.8%, 바이오에너지가 11.6%를 차지했다.

랫클리프온소어발전소를 운영했던 독일 유니퍼에너지의 마이클 루이스 최고경영자(CEO)는 가디언에 “석탄발전 유산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 장을 마무리하고 미래의 더 깨끗하고 유연한 에너지를 받아들이자”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