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수시로 오갔다…'마세라티 뺑소니범 일당' 수상한 정황

입력 2024-09-30 13:58
수정 2024-09-30 14:19

이른바 '마세라티 뻉소니범' 일당이 동남아를 수시 출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범죄 이력 등을 토대로 이들이 '보이스피싱' 등 또 다른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3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상 혐의를 받는 A씨와 그의 도피를 도운 혐의의 조력자 B·C·D씨의 추가 범죄 연루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사건 연루자 4명은 1991~1994년생으로 광주·전남에 거주 중이나 과거에 거주했다. 이들은 지역에서 중·고교를 졸업한 동창생·동네 선후배 사이로 나타났다. A씨 등은 모두 '무직자'라고 진술했으나, 출입국 기록 등을 통해 이들이 수시로 태국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를 오간 정황이 드러났다.

태국에서는 단기로 '여행사'에 근무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급여 지급 내역이나 직원 소속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이들이 동남아에서 보이스 피싱이나 자금세탁 조직에서 활동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 이들 중 일부가 보이스 피싱 사기 등 혐의로 적게는 2회부터 많게는 수 차례까지 처벌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사고 차량의 소유 회사에 대한 수사도 진행한다. 사고 당시 A 씨는 서울 영등포구 소재의 모 유한회사 법인 명의의 마세라티 차량을 몰고 있었는데, 해당 회사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찰은 해당 법인도 범죄 연루 의혹이 불거져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26일 오후 9시 50분쯤 서울 역삼동 유흥가 앞 노상에서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24일 오전 3시 11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마세라티를 몰던 중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2명의 사상자를 내고 도주한 혐의다. 이로 인해 2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중상을 입었고 여자 친구가 숨졌다.

A씨가 몰던 차량에 지인 B씨도 동승했으나, 두 사람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A씨는 고교 동창 등 지인 B·C·D씨의 도움을 받아 대전과 서울, 인천공항 등으로 도주행각을 벌이다 체포됐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