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를 신설하겠다며 의료계의 참여를 요청한 데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의 잘못된 정책 철회·사과 없인 의사인력 추계기구에 참여 불가"라는 입장을 내놨다.
의협은 의사 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를 절반 이상 참여시키는 의사인력 추계기구 신설 등 의료계 참여 요청과 관련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입장 변화를 재차 촉구한다고 30일 요구했다.
의협은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등 잘못된 의료정책을 강행해 현재의 의료대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 먼저 사과하라"며 "정부가 분명한 입장 변화를 보여주지 않는 한 모든 논의에 참여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날을 세웠다.
전날 대통령실은 향후 의대 증원 과정에서 의료계의 입장과 요구를 더 폭넓게 수용하고자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 산하에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는 간호사·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의 분과별 위원회로 구성되며, 각 위원회에 전문가 10~15명이 참여한다.
정부는 각 분과위원회 전문가 추천권의 과반수를 의사단체 등 분야별 현업 단체에 줄 예정이다. 의사 인력 수급을 추계하는 전문위원회의 경우 절반 이상을 공급자인 의사 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의개특위는 지난달 말 발표한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에서도 올해 안에 의료인력 수급 추계·조정을 위한 논의기구를 출범하겠다면서, 의료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한 바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