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건너던 아이들 행동에 '충격'…베트남 뒤집어졌다

입력 2024-09-30 12:58
수정 2024-09-30 13:12
틱톡이 베트남 내 최대 숏폼 콘텐츠 플랫폼으로 올라서면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에선 모든 연령대 사용자들이 유튜브 쇼츠보다 틱톡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한국콘텐진흥원이 최근 발행한 '베트남 콘텐츠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베트남 틱톡 사용자 수는 6970만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에서 틱톡 사용자가 다섯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사용시간도 적지 않게 조사됐다. 베트남 사용자 1인당 월평균 틱톡 사용시간은 36시간16분을 기록했다.

틱톡의 인기는 베트남 젊은층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 아세안 마케팅 대행사 디시젼랩 조사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 Z세대에서 틱톡 사용 비율은 80%를 넘어섰다.

특히 최근엔 숏폼만 공유하는 플랫폼에 그치지 않고 소셜 커머스 기능을 확장하면서 베트남 내 창작자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있다. 틱톡의 '포 유(For You)' 피드는 사용자 취향에 맞는 영상을 노출해 사용자들 사이에서 긍정적 반응을 끌어냈다.

틱톡은 2019년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 2021년을 기점으로 가장 선호하는 숏폼 플랫폼에 올랐다.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잘로 비디오 등과의 경쟁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을 정도다.

디시젼랩이 공개한 올 1분기 베트남 Z세대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 중 47%는 숏폼 플랫폼으로 틱톡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페이스북은 27%, 유튜브는 21%로 뒤를 이었다.

틱톡 열풍이 불자 사건사고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베트남 매체 '뚜오이째'에 따르면 베트남 중부 다낭에서 5명의 어린이가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춤을 추는 영상이 틱톡을 통해 공개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기도 했다.

틱톡은 제품 판매 채널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베트남 리서치 회사 큐앤미 조사에선 온라인 쇼핑객 41%가 쇼핑 목적으로 틱톡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틱톡 사용자 수의 65%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틱톡샵'을 통해 오락적 요소와 쇼핑경험이 결합된 쇼퍼테인먼트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해 온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는 "현재 많은 기업들이 틱톡에서 상품 판매 채널을 개설하고 있다"며 "수천개의 전통적 유통 매장을 보유한 기업 '비나밀크'도 틱톡에서 판매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틱톡은 지난해 11월 기준 280만곳이 넘는 베트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틱톡샵 거래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 데이터 분석업체 메트릭은 지난해 틱톡을 포함한 베트남 내 전자상거래 플랫폼 5곳의 매출은 232조1000억동(약 12조3477억원)에 이른다.

콘텐츠진흥원은 "베트남 콘텐츠 창작자들은 사용자들의 주목과 관심을 위해 상업적·판매 목적 콘텐츠보다 정보 제공·사용자 가이드를 위주로 한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시장 진출 시 틱톡을 미디어·마케팅 채널로 활용할 예정이라면 이 부분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