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도전하는 80세 女, 외신도 놀랐다…"벌써 흥분"

입력 2024-09-30 11:12
수정 2024-09-30 11:32

미스유니버스 대회에 도전한 최순화씨(80)의 이야기가 화제다.

28일(현지시간) CNN은 '나이는 숫자일 뿐임을 증명하는 80세 미스유니버스 코리아 출전자를 만나보세요'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최씨 삶의 여정과 조명했다.

원래 미스유니버스는 출전자 연령을 18세~28세로 제한했고, 임산부나 기혼자 또는 결혼한 적이 있던 사람의 출전을 금지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미스유니버스가 이를 없애면서 1943년생인 최씨도 미스유니버스 출전이 가능해졌다.


최씨는 "나는 '80세 여성이 어떻게 저렇게 건강할 수 있지?', '어떻게 저 몸매를 유지했지?', '식단은 어떻게 되지?'와 같은 질문이 나오도록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며 미스유니버스에 도전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겉으로 아름다워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편안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너무 부정적"이라며 "긍정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성형수술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예전 사람들은 성형수술에 대해 나쁘게 얘기했지만, 지금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여성이 성형수술을 한다"면서 "이제 이를 포용할 때가 되었다"고 언급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대해선 "노인 모델에 대한 태도와 기회가 개선되고 있다"며 "요즘 노인 모델이 많다. 그중 실제로 모델 일로 돈을 버는 사람이 일부에 불과할진 몰라도, 10년 전 아무도 노인 모델을 찾지 않았던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18세에 방직 공장에 취직하고 50대까지 병원 간병인으로 일하며 재정적 어려움이 컸다고 한다. 그러다 그의 인생이 바뀐 것은 그가 돌보던 한 환자의 권유로 72세에 빚을 갚기 위해 모델 일을 시작하면서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으나, 모델이 되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에 과감히 도전했다.

그는 모델 학원에 다녔고 학원 강사의 소속사에 들어갔다. 그러다 2018년 서울 패션위크 런웨이에 74세의 나이로 데뷔했다. 최씨는 패션 잡지와 맥주 광고 등에 등장하면서 명성을 얻었고, 지난 2월에는 '새로운미래'의 11번째 영입 인재로 발탁되기도 했다.

30일 최씨는 미스유니버스 코리아 결선에 진출한다. 최종 후보로 선발된다면 오는 11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미스유니버스 대회에 최고령 출전자로 나가게 된다. 지금까지 확정된 출전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몰타 출신의 베아트리스 은조야(40)다.

평생 가본 외국이 일본뿐인 그는 해외에서 한국을 대표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벌써 너무 흥분된다고 전했다. 최씨는 "항상 해외 무대에 서는 것을 꿈꿔왔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면서 "가족도 나를 자랑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