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지난 1년간 계열사에서 큐텐 본사로 100억원대의 자금이 흘러 들어간 정황을 확인하고 자금흐름을 추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큐텐 계열사들이 지난해 6월 '매년 수억원을 큐텐 본사에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체결한 경영컨설팅 계약서를 확보했다.
계약서에는 구영배 큐텐 대표의 경영 자문 대가와 재무·서비스센터 인건비 등이 지불 명목으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티몬·위메프와 인터파크 등 계열사들이 모두 유사한 계약을 통해 큐텐 본사에 매달 총 10억원 안팎을 지급, 경영 컨설팅과 재무서비스 대행 등 명목으로 1년간 100억원대의 자금이 큐텐에 보내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본래 큐텐테크놀로지는 티몬·위메프 등 계열사의 재무·기술개발·법무·인사 등의 업무를 대행하는 명목으로 매달 계열사 매출의 1%를 받아왔다. 이번에 발견된 계약서는 이와 별도의 명목으로 큐텐에 돈이 흘러 들어간 정황이다.
이외에도 검찰은 티몬·위메프에서 큐텐테크 및 큐텐 본사로 직접 지급된 자금뿐 아니라 큐텐 본사가 큐텐테크에 재무 용역비를 제대로 지급했는지까지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 김효종 큐텐테크 대표, 이시준 큐텐 재무본부장 등을 잇달아 소환 조사하면서 이런 정황과 관련한 사실관계와 자금 흐름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 대표가 모르는 사이에 자금 지급 계약이 이뤄졌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르면 오는 30일 구영배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사기·횡령·배임 등 혐의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 대표를 상대로 계약서 작성 지시·관여 여부와 그 배경, 자금의 사용처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