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초고가 희귀질환 치료제인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피스클리'에 대해 적응증(치료 대상 질환) 확대 관련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에피스클리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에서 관련 바이오시밀러 시장 1위 제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유럽 소아신장학회(ESPN) 연례 학술대회에서 자체 개발한 에피스클리가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성을 입증해 적응증 확대(외삽)가 가능해졌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카바나 영국 뉴캐슬대 의과대 교수(사진)는 학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 희귀질환 치료제 ‘에피스클리’의 외삽 근거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기존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뿐 아니라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aHUS)으로 적응증이 넓어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에피스클리와 오리지널 의약품 간 구조적·물리화학적·생물학적 특성과 비임상학적·임상적 동등성을 모두 입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에서 지난해 5월 PNH 적응증으로 에피스클리의 품목 허가를 승인받고 7월에 출시했으며, 지난 3월 유럽에서 aHUS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한 바 있다.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이란 체내 면역체계와 적혈구 간 연결 단백질에 문제가 생겨 서로 충돌하면서 적혈구가 파괴되는 질환이다. 적혈구가 깨지면서 혈전이 생겨 심부전 폐부전 고혈압 등 합병증을 유발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인구 100만 명당 15명꼴로 발생해 환자가 많지 않다. 환자 모집이 어렵고 개발 난도가 높아 바이오시밀러에 도전하는 회사가 많지 않았다. 삼성은 그 틈새시장을 뚫었다.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이란 혈관 내에 혈전이 만들어지면서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고 적혈구가 파괴돼 용혈성 빈혈이 발생하는 병으로 뇌졸중·심장마비·신부전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솔리리스는 환자의 치료 접근성 확대가 절실한 대표적인 초고가 희귀질환 치료제로 미국에서 환자 1인당 연평균 투약 금액이 약 60만 달러(약 7억8000만원)에 이르는 바이오의약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메디컬 팀장인 김혜진 상무는 “에피스클리가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 효능 및 안전성을 보유했음을 입증했으며, 더 많은 환자들에게 초고가 희귀질환 치료제의 합리적 대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에피스클리를 유럽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으며 프랑스 최대 구매조합(UniHA) 및 네덜란드 주정부 입찰 수주, 독일, 이탈리아 에쿨리주맙 성분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1위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해 4월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 대비 절반 수준으로 에피스클리를 출시함으로써, 환자 부담을 경감하고 국가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국내 기준 에피스클리 출시 이전 솔리리스의 약가는 동일 용량에 513만 2364원이었으며(2024년 1월), 이를 성인 기준 용량·용법에 적용하면 연간 처방 액수가 약 4억 원에 달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