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중국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알고 보면 중국, 특히 중국인은 아주 흥미롭습니다.”
지난 24일 열린 <중국인 이야기 10> 출간 간담회에서 김명호 성공회대 교수(사진)는 이같이 말했다. 중국 전문가인 김 교수는 2007년 연재를 시작한 시리즈 <중국인 이야기>를 이번에 완간했다. 책을 기획하고 출간한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서양 로마 제국의 역사를 다룬 <로마인 이야기>를 출간한 뒤 동양의 제국인 중국의 이야기도 다뤄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중국 골목 구석구석을 여행하고 현지인을 직접 인터뷰하는 등 온몸으로 경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썼기 때문에 현장감이 살아 있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즈는 인물을 중심으로 그에 얽힌 중국 근현대사의 이면을 비춘다. 이번에 출간한 10권에는 장제스 전 대만 총통의 아들 장징궈의 쌍둥이 사생아와 만주에서 배우이자 가수로 활약한 일본계 혼혈아 리샹란 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더불어 냉전 시기 미·중과 중·일의 외교관계 수립, 국공 내전 이후 중국과 대만으로 흩어진 지식인들의 운명에 대해서도 다뤘다.
김 교수는 총 열 권에 걸쳐 등장하는 중국 근현대사 주요 인물 1000여 명 중 가장 인상 깊은 인물로 중국의 정치가 린뱌오를 꼽았다. 그는 “중국 역사상 최고의 군인이고 평생을 전쟁터에서 살았지만 무기를 휴대하거나 쓴 적이 없는 특이하면서도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방대한 사진 자료도 이 책의 특징이다. 김 교수가 구해 시리즈에 실은 사진은 총 2000장이 넘는다. 중국, 홍콩, 대만 등의 골동품 가게를 돌며 직접 모은 사진들이다. 북한 김일성과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의 대담 현장 사진을 비롯해 6·25전쟁 당시 중국 위문단의 사진 등 희귀한 사진 다수가 포함돼 있다. 김 교수는 “중국 유력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대형 사진은 3000달러를 주고 구입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중국이 우리보다 문화·정치 면에서 뒤떨어졌다는 편견을 바꿔 국제정세를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