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바 사이언스, 임상시험 허위주장 혐의로 주가 11% 급락

입력 2024-09-27 14:44
수정 2024-09-2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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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바이오회사 카사바사이언스에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시험 허위 발표 혐의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카사바사이언스는 SEC에 500억원이 넘는 벌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날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1%가량 급락했다.

이날 SEC는 카사바사이언스 전직 임원 2명을 2020년 9월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무필람' 임상 2상 결과를 조작해 발표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SEC는 이들이 당시 실제 임상시험 결과와는 달리 공식 보도자료에서 "환자의 인지를 상당히 개선했다"고 발표해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이 회사의 임상시험 조작 의혹은 2021년 11월부터 불거졌다.

신약 개발에 참여하며 카사바사이언스의 고문직을 맡았던 호아우얀 왕 뉴욕 시립대 의대 교수도 임상 시험 결과 조작 혐의로 기소됐다. SEC는 카사바사이언스가 임상시험 성공 시 왕 교수가 얻게 될 이득과 왕 교수의 역할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왕 교수는 지난 6월 카사바사이언스의 연구자료를 조작해 미국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약 1600만달러(약 210억원) 상당의 연구비를 편취한 혐의로 연방정부에 기소되기도 했다.

이번 민사소송 합의를 위해 카사바사이언스는 4000만달러(약 527억원)를 지불할 예정이라고 SEC는 밝혔다. 기소된 전직 임원인 레미 바비에 전 CEO와 린제이 번스 신경과학 담당 전 수석 부사장도 각각 17만5000달러(약 2억3075만원)와 8만5000달러(약 1억1200만원)를 지불할 예정이다. 왕 교수도 5만달러(약 6600만원)에 이르는 벌금을 내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카사바사이언스는 성명을 통해 "회사는 SEC의 주장을 인정하거나 부인하지 않고 벌금을 내는 데에 동의했다"며 "SEC의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했으며 시정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법무부로부터 형사 고발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리차드 베리 카사바사이언스 최고경영자(CEO)는 "이 문제를 뒤로할 수 있어 기쁘다"며 "3상 임상시험에 모든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