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사업체 종사자 수가 전년 대비 10만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제조업과 건설업 종사자 수는 나란히 3만명 넘게 감소했다.
통계청은 27일 이런 내용의 '2023년 전국 사업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에서 산업 활동 중인 모든 개별 사업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개인 농림어업 사업체, 임금 종사자 없는 개인 부동산 임대업 사업체 등은 제외됐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사업체의 종사자 수는 2532만1526명으로 전년 대비 10만4403명(0.4%) 증가했다. 전체 사업체 수는 623만8580개로 전년 보다 9만8681개(1.6%) 늘었다. 사업체와 종사자 수 모두 2021년 이후 3년 연속 동반 증가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과 건설업 종사자 수가 3만명 넘게 줄었다. 제조업은 3만8000명(0.9%) 감소한 421만6000명, 건설업은 3만5000명(1.8%) 꺾인 192만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보건 및 사회복지업(8만2000명, 3.3%), 숙박 및 음식점업(7만8000명, 3.5%) 등에서 종사자 수가 크게 늘며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사업체 수는 제조업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2022년 58만6000개였던 제조업 사업체 수는 지난해 53만2000개로 5만4000개(9.2%)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절삭 가공 및 유사 처리업, 주형 및 금형 제조업 등 비교적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영세 제조업체가 스마트 기기 등의 등장으로 경쟁력을 잃고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도·소매업(5만 2791개, 3.5%), 협회 및 기타서비스업(2만6701개, 5.5%), 운수업(2만4592개, 3.8%) 등에선 사업체 수가 증가하며 제조업 하락폭을 상쇄했다.
종사자 지위별로 보면 건설시장 부진 등의 여파로 임시일용근로자가 1만3000명(0.5%) 줄었다. 반면 상용근로자와 자영업자 및 무급가족종사자는 각각 12만3000명(0.8%), 1만1000명(0.2%) 늘었다.
사업체의 고령화도 두드러졌다. 대표자 연령별 사업체 비중은 50대가 31.5%로 가장 컸다. 이어 40대 26.1%, 60대 이상 24.1% 등의 순이었다. 특히 전년 대비 사업체 수는 대표자 연령이 60대 이상인 곳에서 6만4000개(4.4%) 증가하며 가장 큰 오름폭을 나타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유일하게 서울에서 사업체와 종사자 수가 모두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서울에선 여성용 겉옷 제조업, 간판 제조업 등에서 사업체 수가 많이 줄었다"며 "해당 업체들의 여성 종사자 연령대가 높고 임금이 낮다보니 이들 업체들의 사업이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