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포니, '안테나 신인' 이름값 제대로…"밴드 붐 윤활유 되겠다" [종합]

입력 2024-09-26 15:44
수정 2024-09-26 15:45

'안테나 신인 밴드' 이름값을 제대로 증명해내는 무대였다. 그룹 드래곤포니(Dragon Pony)가 탄탄한 실력, 자신감 넘치는 무대로 밴드 붐에 활력을 더한다.

드래곤포니(권세혁, 고강훈, 안태규, 편성현)는 26일 첫 EP 앨범 '팝 업(POP UP)'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드래곤포니는 유희열이 수장으로 있는 안테나에서 내놓는 첫 신인 밴드다. 보컬 안태규, 베이스 편성현, 기타 권세혁, 드럼 고강훈으로 구성됐다. 약 3년간의 창작과 연습 시간을 거쳐 마침내 데뷔의 꿈을 이루게 됐다.

이날 안태규는 "네 명 모두 오랫동안 꿈꿔온 순간이라 감회가 새롭다. 저희 음악을 드디어 들려드릴 수 있겠다는 기대감과 함께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고 데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고강훈은 "데뷔 쇼케이스가 인생에서 처음이자 단 한 번뿐인 자리인 만큼 준비하느라 한, 두 시간밖에 자지 못했다. 데뷔라는 순간을 얻은 만큼 제대로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드래곤포니는 '안테나 신인 밴드'라는 수식어와 함께 데뷔 전부터 다양한 라이브 무대를 통해 먼저 대중과 만나왔다.

편성현은 "안테나 신인 밴드가 우리라서 행복하다"면서 "버스킹 홍보를 하면서 전단을 나눠드릴 때도 '드래곤포니입니다'라고 하는 것보다 '안테나 신인 밴드 드래곤포니입니다'라고 하면 더 관심도 가져주시고 안테나 소속이니 음악성도 뛰어나겠다는 기대를 해주시더라. 부담도 됐지만 감사한 마음이 더 컸다"고 말했다. 유희열 대표를 비롯해 페퍼톤스, 정재형 등의 응원과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도 전했다.


팀명은 용띠와 말띠 멤버들이 직접 지었다. 각기 다른 음악적 개성을 지닌 네 멤버가 모두 작곡·프로듀싱에 참여해 서로의 특색을 이해하고 격려하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낸다는 목표다. 멤버 전원이 작사에 참여해 '사랑, 미래에 대한 불안, 꿈을 향한 도전' 같은 주제들을 풀어내며 청춘의 고민과 열정을 다룬다.

안태규는 "슬로건이 불안정한 소년들의 뜨거운 음악이다. 우리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다. 앞으로도 솔직한 감정들을 담은 곡으로 뜨거운 에너지 보내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첫 EP '팝 업'은 드래곤포니가 음악씬에 불쑥 나타나 새바람을 일으킨다는 포부를 담아낸 앨범이다. 멤버 전원이 메인 프로듀서로 나서 전곡의 작사·작곡·편곡에 참여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팝 업'을 비롯해 청량하고 서정적 톤이 청춘의 찬란한 기억들을 불러일으키는 '모스부호', 사회문제를 외면하는 이들을 향한 비판의 메시지를 강렬한 록 사운드로 담아낸 '꼬리를 먹는 뱀', 사랑 앞에 미숙한 소년들의 마음을 교통 체증처럼 꽉 막혀버린 상황으로 비유한 '트래픽 잼(Traffic Jam)', 이별 후 낙심한 마음을 펑크 사운드와 함께 털어내는 '피티 펑크(Pity Punk)'까지 총 5곡이 수록됐다.

곡 선별과 관련해 안태규는 "정말 많은 곡이 있었는데 라이브를 하면서 반응이 좋았던 곡들 위주로 선정했다. 공연하면서 관객분들의 반응을 봤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의 앨범을 만들기까지 믹스, 마스터링, 프로듀싱 등을 진행해 본 건 처음이라 힘들고 어려운 점도 있었는데 많이 배우면서 즐겁게 작업했다. 선별된 곡 외에도 보석 같은 곡들이 많다. 그 곡들도 차차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편성현은 "전 트랙이 록 장르이지만 분위기와 개성이 다 다르다. 들으면 귀가 즐거우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타이틀곡 '팝 업'은 평범한 삶에 섞이지 못하는 불완전한 소년들의 뜨거운 외침을 담은 곡이다. 사회가 정한 기준, 즉 곧게만 설계된 길은 가지 않겠다는 드래곤포니의 자전적인 메시지가 녹아있다.

편성현은 '팝 업'에 대해 "데뷔 앨범을 준비하면서 새로 작업한 곡이다. 어떤 곡이 저희한테 어울릴지 고민이 많았는데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생각했다. 사람들 앞에서 뛰어노는 신나는 모습이 우리의 장점인 것 같아서 그런 곡을 쓰자고 했다. 괴짜 같은 우리와 같이 소리를 지르자는 마음으로 썼다"고 설명했다.

안태규는 "멜로디와 리듬이 신나는 곡이다. '아무 생각 없이 오늘의 노래를 부르자. 터질 듯이 소리쳐'라는 가사가 있다. 듣고 있으면 막 뛰고 싶은 곡"이라고 부연했다.


네 멤버가 모두 프로듀싱을 도맡는 등 음악적 역량을 강조한 드래곤포니. 이들은 크레딧에 각자의 이름을 쓰지 않고 팀명 드래곤포니를 쓴다고 했다. 이는 '전원 참여', '팀워크'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선택이다.

권세혁은 "네 명 모두 의논하고 작업해서 참여도는 거의 같다. 어떤 한 명이 곡에 대한 아이디어나 뼈대를 만드는 경우는 있지만 디벨롭하는 과정은 다 같이 한다. 그래서 크레딧을 드래곤포니 하나로만 올리고 있다. 우리끼리 정해서 회사 분들에게 말했는데 '너희가 그 마음 변하지만 않는다면 괜찮다'고 해서 그렇게 하게 됐다"고 전했다.

최근 가요계에는 '밴드 붐'이 일고 있다. 데이식스, 잔나비, QWER, 실리카겔 등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강훈은 "밴드 붐이라는 자체가 우리한테 굉장히 감동적이고 힘이 되는 말이다. 그 상승세에 잘 합류해서 밴드 붐의 윤활유 역할을 하면서 같이 잘 성장해나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안태규는 "밴드 붐이라는 말이 밴드 음악을 오랫동안 지켜주신 선배님들 덕분에 나온 것 같다. 덕분에 우리도 조금이나마 주목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드래곤포니만의 차별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네 명의 프로듀서가 만들어내는 색깔"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편성현은 "네 명이 각각의 프로듀서로서 음악 스타일과 작업 방식이 전부 다르다. 이것들을 합치면서 좋은 하나를 뽑아내기 위해 다 같이 힘쓴다. 빈티지함과 모던함을 잘 섞어서 우리만의 색깔로 써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권세혁은 "멤버 모두의 아이디어가 들어가고 각자의 개성이 합쳐질 수 있다는 게 팀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우리 밴드의 장점이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드래곤포니는 정식 데뷔 전부터 '2024 현대카드 다빈치모텔', '2024 부산국제록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4' 등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역시 힘 있는 연주는 물론 활력이 넘치는 무대 매너, 퍼포먼스까지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실력과 완성도로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고강훈은 "국내 페스티벌에서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이 기세를 몰아서 나중에는 해외 페스티벌 롤라팔루자나 글래스턴베리에 헤드라이너로 등극하는 날이 오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고 자신감 넘치게 말했다.

그는 "많은 분이 우리의 음악을 들어봐 주고 사랑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분이라도 '드래곤포니 음악 들어봤는데 너무 좋더라'고 말해주신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밴드를 하는 게 꿈이에요. '무대를 정말 잘하는 밴드'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드래곤포니의 첫 EP '팝 업'은 이날 오후 6시에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