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려면 피부과가 최고?…신규 소아과는 확 줄었다

입력 2024-09-26 11:16
수정 2024-09-26 11:25

올해 7월까지 새로 개원한 의원급 의료기관 10곳 중 8곳이 피부과를 진료하겠다고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일반의가 신규 개설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129개소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개설된 178개소의 약 73% 수준이다.

일반의는 전공의 과정을 거친 뒤 전문의 자격을 얻지 않고 의사 면허만 가지고 있는 의사다. 이번 의정 갈등으로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은 전문의 취득 대신 개원, 전직, 해외 취업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신규 개설된 의원급 의료기관 129개소가 신고한 진료과목 수는 418개로 1개소당 평균 3.2개의 진료과목을 신고했다. 129개소 중 80.6%인 104개소는 피부과를 진료하겠다고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을 보면 2022년 193개소 중 151개소(78%), 2023년은 178개소 중 146개소(82%)로 피부과를 신고한 곳이 가장 많았다. 이어 만성질환, 비만치료 등으로 인기 있는 내과와 가정의학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가 뒤를 이었다.

반면 소아청소년과는 2022년 32개에서 올해 22개로 줄었고, 산부인과도 같은 기간 13개에서 6개로 절반으로 감소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대도시 쏠림 현상도 뚜렷했다. 올해 문을 연 129개소 중 3분의 1에 달하는 43개소(33.3%)가 서울시에, 25개소(19.3%)는 경기도에 개설됐다. 서울시 내에서는 강남구가 가장 많았고 서초구가 뒤를 이었다.

전 의원은 "일반의 개원 역시 피부과, 성형외과 등 비필수분야 진료과목과 수도권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보건당국은 2000명 의대증원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의사가 공공·필수·지역의료 영역에서 진료할 수 있는 정책부터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